스포츠조선

오묘한 천적 관계, 누가 가장 이득을 봤나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7-08-31 09:10


2017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한화 선발투수 김재영이 넥센타선을 상대하고 있다.
고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7.07.04/

스포츠 경기에서도 오묘한 천적 관계가 존재한다. 특정팀을 상대로 계속 좋은 결과를 내는 투수들은 자신감을 갖고 마운드에 오른다. 그렇다면 올 시즌 어떤 천적 관계가 형성됐을까.

보통 특정팀에 강한 투수들은 강한 이유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답한다. 타자들의 스윙 궤적이나, 타격 스타일이 상대 투수의 구종에 잘 안 맞을 수 있다. 무엇보다 심리적인 요인이 강하다. 상대 전적이 좋은 타자를 만나면, 더 자신 있게 공을 던질 수 있다.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은 "정상급 에이스가 아닌 특정 투수에 약하면 안 된다. 그게 강팀과의 차이다"라고 지적했다.

LG는 유독 천적이 많다. 한화 이글스 사이드암 투수 김재영은 시즌 평균자책점 5.86(58⅓이닝 38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꾸준히 기회를 받고 있지만, 제구에 기복이 있다. 그러나 LG만 만나면 펄펄 날고 있다. 3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무패, 평균자책점 2.61(20⅔이닝 6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LG전에서 가장 많은 공을 던졌음에도, 평균자책점은 최저다. 2경기에서 7이닝, 1경기에서 6⅔이닝을 소화했다. 이 기록만 보면 에이스. LG는 30일 경기에서도 김재영의 호투에 막히며, 5연패에 빠질 뻔 했다. 다행히 불펜 싸움에서 앞섰다.

SK 스캇 다이아몬드도 LG전에선 특급 투수다. LG를 상대로 4경기에 선발 등판해 4승무패, 평균자책점 1.00(27이닝 3자책점)을 마크하고 있다. 다이아몬드의 시즌 8승 중 절반이 LG로부터 나왔다. SK는 LG전 선발 로테이션 조정을 통해 재미를 보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LG는 그 외 좌완 투수들인 라이언 피어밴드(1.17), 앤디 밴헤켄(1.29)을 상대로 모두 약세다. 다만, KBO에서의 커리어를 봤을 때, 두 투수는 에이스급이라고 봐야 한다.


17일 오후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7 KBO리그 LG와 SK의 경기가 열렸다. SK 선발투수 다이아몬드가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8.17.
1위를 추격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는 kt 위즈 고영표를 상대로 고전하고 있다. 고영표는 두산 상대 5경기에서 완투를 포함해 2승1패, 평균자책점 2.70(30이닝 9자책점)으로 강했다. 시즌 평균자책점 5.00보다 훨씬 낮은 수치. 반대로 두산 영건 함덕주는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4경기(선발 3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0.73(24⅔이닝 2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가 우투수(0.290)보다 좌투수(0.274)에 약한 것이 하나의 이유다.

SK 잠수함 투수 박종훈은 한화 이글스전에 압도적으로 강하다. 박종훈이 전체적으로 지난 시즌에 비해 성장한 것은 맞다. 그런데 한화를 상대로 유독 잘 던졌다. 5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무패, 평균자책점 1.32(27⅓이닝 4자책점)로 호투하고 있다. 따라서 SK는 한화를 상대로 박종훈 선발 카드를 즐겨 쓴다. 한화가 언더핸드 투수(타율 0.260)를 상대로 다소 약한 건 맞지만, 고영표, 우규민 등 다른 투수들은 잘 공략했다. 박종훈의 더 낮은 타점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종훈은 시즌 10승 중 5승을 한화로 상대로 거뒀다.

또 가장 잘 알려진 천적 관계 중 하나는 더스틴 니퍼트(두산)와 삼성 라이온즈다. 2011년 KBO리그에 입성한 니퍼트는 통산 삼성 28경기에서 16승2패, 평균자책점 2.39(177이닝 47자책점)을 마크하고 있다. 거의 한 시즌 성적과 맞먹는 기록. 올 시즌 역시 삼성과 4경기에서 1승무패, 평균자책점 1.44(25이닝 4자책점)로 강했다. 다만, 이전보다 전력이 약화된 삼성은 헥터 노에시(1.67), 에릭 해커(1.69) 등 정상급 투수들에게 모두 약한 모습이다. kt 역시 마찬가지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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