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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화 이글스는 뜨겁다. 줄부상, 김성근 전 감독의 중도하차 등. 갖은 악재가 훑고 지나갔던 시즌 초중반. 전반기를 마쳤을 때 이미 10년 연속 가을야구 실패는 기정사실화 됐다.
한화는 31경기를 남겨둔 23일 현재 48승1무64패로 5위 넥센 히어로즈에 11경기 반 차로 뒤져 있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쫓아가는 것은 무리다. 7위 SK와이번스와의 승차도 7게임 반이나 나고, 6위 LG 트윈스에도 10경기 반이 뒤져 있다.
얼마전 이상군 한화 감독대행은 "최소한 창피한 경기는 하지말자"고 일갈했다. 가을야구가 어려워졌다고 해서 자포자기식 엉망진창 경기는 안된다는 뜻이었다. 부상자는 최근 더 많아졌다. 김태균(옆구리 근육)과 송광민(햄스트링)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정근우 마저 도루를 하다 팔꿈치 인대를 다쳐 3주 진단을 받았다. 한화 라인업에서 부상이나 부진으로 2군을 경험하지 않았던 유일한 선수가 정근우였다.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는 최근 10경기에서 6홈런을 몰아치며 지난해 자신이 기록했던 33홈런에 벌써 도달했다. 김태균의 공백은 최진행이 메우고 있다. 최진행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3할9푼5리에 2홈런 12타점을 기록중이다.
최진행은 23일 수원 kt위즈전에선 연장 11회초 좌중간 2루타로 결승타를 뿜어냈다. 이날 최진행의 4회 3점홈런은 경기초반 7실점해 패색이 짙었던 승부에 반전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한화는 후반기 알렉시 오간도, 카를로스 비야누에바 두 외국인 투수가 부상에서 복귀한 뒤 아무래도 선발진에 숨통이 틔었다. 3선발 윤규진이 탄탄하게 버텨주는 것도 큰 부분이다.
한화는 매일 매일 승부에 의미를 더하는 중이다. 다시 전성기를 찾으려는 선수, 내년에는 어떻게든 주전을 꿰차려는 선수, FA가 됐든 붙박이 주전이 됐든 자기 목표가 있는 선수. 그리고 이들을 아우르는 이상군 감독대행에게도 남은 경기는 특별한 의미다.
요즘 한화는 지금 자신들이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것을 드러내는 중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