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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를 물리쳐야 강자로 성장할 수 있다.
NC전 4승 이후 김원중은 5경기에서 1패만 당했다. 볼카운트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타자에 끌려다니는 투구를 하다보니 투구수가 많았고, 안타도 많이 맞았다. 제구력이 불안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김원중은 최고 148㎞짜리 묵직한 직구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포크볼과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 그리고 완벽한 제구력을 앞세워 두산 타선을 제압했다. 상대가 후반기 최강 타선을 자랑하는 두산이라는 점이 이날 호투의 의미를 더했다. 두산은 전날까지 후반기 팀타율 3할1푼으로 이 부문 1위. 후반기 24경기에서 19승4패1무를 올리며 2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폭발적인 타선 덕분이었다. 김원중이 이런 두산 타선을 잠재운 것이다. 김원중은 지난 4월 30일에도 두산을 상대로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바 있다. 그러나 전력 측면에서 지금의 두산은 당시와는 다르다.
3회에는 오재원을 삼진, 허경민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은 뒤 볼넷으로 내보낸 최주환을 도루자로 처리했다. 4회에는 15개의 공을 던져 삼자범퇴로 틀어막았다. 하지만 5회 2사후 민병헌에게 홈런을 맞아 첫 안타와 실점을 허용했다. 140㎞짜리 직구가 높은 코스로 들어가는 실투였다. 하지만 김원중은 더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오재원에게 우익선상 안타를 허용했지만, 3루까지 내달리던 타자주자를 롯데 수비진이 깔끔한 중계로 아웃시켜 그대로 이닝이 종료됐다.
김원중은 6회 2사후 류지혁에게 볼넷, 박건우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해 1,2루에 몰렸지만 김재환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그러나 6회에만 23개의 공을 던져 투구수가 93개에 이르자 롯데 벤치는 7회 투수를 배장호로 교체했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