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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100억 시대 연 최형우 이대호, 드러나는 존재감의 차이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7-19 10:34


2017 KBO리그 KIA와 넥센의 경기가 18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사진은 KIA 최형우고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7.18.

2017 KBO리그 KIA와 넥센의 경기가 18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연장 10회초 KIA 버나디나가 중월 솔로홈런을 친 후 홈에서 최형우와 기뻐하고 있다. 고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7.18.

18일 삼성전 6회 1점 홈런을 때린 이대호.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매년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열리면 프로야구판이 출렁거린다. 지난 몇년간 지속적으로 시장 규모가 커졌지만, 지난 겨울은 기념비적인 오프시즌으로 기억될 것이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해 11월 24일 삼성 라이온즈에서 FA가 된 최형우와 4년간 총액 100억원에 계약했다. 구단 발표 기준으로 사상 첫 몸값 100억원 시대가 열렸다. 100억원이 함의하고 있는 부담, '심리적인 마지노선'이 깨졌다. '몸값 거품' 논란이 뒤따를 것이 분명한데도, KIA가 승부수를 던진 이유는 딱 하나다. 지난 몇년간 성적으로 능력치를 입증한 최형우가 100억원의 시장 가치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김기태 감독 체제로 맞은 세 번째 시즌, 우승에 목마른 KIA가 전략적인 투자를 한 것이다.

그런데 이대호가 두달 만인 지난 1월 24일 역대 최고 FA 몸값 기록을 다시 썼다. 최형우의 100억원을 훌쩍 넘어 4년-150억원에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지난 겨울 KBO리그는 총액 100억원이 넘는 선수 2명을 품었다. 시장 규모를 웃도는 FA 이상 과열을 걱정하면서도, 성적이 필요한 팀들은 과감하게, 전략적으로, 혹은 팬들을 의식해 움직였다.

과도한 몸값에 대한 거품 논란보다 더 중요한 투자 대비 결과물이다. 최형우와 이대호는 애초부터 비교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팀당 페넌트레이스 일정의 약 60%를 소화한 시점에서, 최형우가 더 큰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중심타자, 핵심 전력으로 나무랄데 없는 성적을 냈다. 다만 엄청난 몸값에 따른 기대치를 감안해야하고, 팀 성적까지 연동해 평가해야 한다.


KIA 최형우가 6회말 솔로포를 터뜨린 뒤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2017 KBO리그 KIA와 SK의가 경기가 4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2회초 KIA 최형우가 우중월 3점 홈런을 친 후 덕아웃에서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7.04.
최형우는 18일 넥센 히어로즈전까지 85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7푼1리(310타수 115안타)-22홈런-81타점-72득점-장타율 6할8푼4리-출루율 4할7푼8리-득점권 타율 3할7푼9리를 기록했다. 타점과 장타율-출루율 1위에, 타격-최다안타-득점 공동 2위, 홈런 3위에 올라있다. 최형우처럼 타격 전 부문에 걸쳐 고르게 최상위권에 올라있는 타자는 없다. 이번 시즌 KBO리그 최고타자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수 없게 하는 성적이다.

그가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다. 지난 2년간 응집력이 부족해 고전했던 KIA 타선이 올시즌 가장 무서운 타선으로 거듭났다. 최형우를 중심으로 한 타선이 거의 매경기 연쇄폭발하면서, KIA는 시즌 초부터 선두에서 내달리고 있다.

내야수 안치홍과 김선빈 복귀, FA 에이스 양현종 잔류, 트레이드를 통한 이명기 김민식 영입 등이 맞물린 결과지만, 시발점은 최형우 FA 계약이었다. 이쯤되면 최형우를 두고 몸값 거품을 얘기하기 어렵다.

최형우의 맹활약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이대호다. 공격 전 부문에서 최형우가 이대호에 앞서 있다. 특히 클러치 히터의 능력치를 보여주는 장타율과 타점에서 차이가 난다.


18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이대호는 85경기에서 타율 3할3푼8리(325타수 110안타)-18홈런-64타점-47득점-장타율 5할3푼2리-출루율 4할3리-득점권 타율 3할4푼5리를 마크했다. 준수한 성적이긴 한데,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최형우와 비교해보면 더 그렇다.


WBC 대표팀에서 함께 한 이대호와 최형우. 최문영 기자
시즌 초반 무시무시한 공격력을 자랑했던 이대호는 체력적인 부담 때문인지 페넌트레이스가 진행될수록 페이스가 가라앉고 있다. 3~4월 26경기에서 타율 4할2푼4리-7홈런을 기록했는데, 5월 22경기-3할4푼1리-4홈런, 6월 25경기-3할4리-3홈런-7월 12경기-2할4푼5리-4홈런을 기록했다. 7월들어 4홈런을 때리긴 했으나 타율은 2할대다. 이대호 타순에서 찬스가 끊기는 경우가 많았다. 많은 팬들이 시즌 초반 그의 폭발적인 타격을 생각했을 것이다. 이대호 또한 중압감이 클 수밖에 없다.

이대호는 18일 삼성전 6회말 1-2 상황에서 동점 1점 홈런을 터트렸다. 이 홈런이 발판이 돼 롯데는 5대2 역전승을 거뒀다. 롯데는 18일 현재 5위 넥센에 3게임 뒤진 7위에 자리하고 있다. 가을야구에 목마른 롯데가 힘을 내려면 이대호가 조금 더 힘을 내야 한다. 몸값 150억원의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


울산=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최형우-이대호 성적 비교(7월 18일 현재)

선수=경기수=타율=안타=홈런=타점=득점=장타율=출루율=득점권 타율

최형우=85=0.371=115=22=81=72=0.684=0.478=0.379

이대호=85=0.338=110=18=64=47=0.532=0.403=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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