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색이 짙던 9회초 한번의 기적, 연장 10회초 두번째 기적이 만들어졌다. KIA 타이거즈가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2개의 결정적인 홈런으로 연장 승부에서 웃었다. 1-2로 뒤진 9회초 1사 1루에서 7번 이범호의 좌월 투런홈런(11호)으로 3-2로 경기를 뒤집었다. 넥센이 9회말 6번 박정음의 우월 1점홈런(1호)으로 3-3 동점을 만들자 연장 10회초 3번 외국인타자 로저 버나디나가 중월 1점홈런(16호)을 터뜨렸다. 4대3 역전승.
KIA는 시즌 6연승을 내달렸고, 화요일 경기 12연승을 내달렸다.
김기태 KIA 감독은 "후반기 첫 단추를 잘 뀄다. 오늘 마지막까지 공수에서 집중해줘 좋은 결과 만들었다. 후반기에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IA 선발 헥터 노에시는 7이닝 2실점 호투를 펼치고도 패전 위기에 놓였으나 막판에 멍에를 벗었다. 헥터는 개막 이후 14연승 기록을 계속 이어가게 됐다. 이날 승패없이 시즌 14승무패.
넥센은 선발 김성민의 5⅓이닝 1실점 호투와 채태인의 2타점 결승타, 신재영-이보근-김세현 등 계투진의 활약 속에 승리를 목전에 뒀다. 하지만 마무리 김상수가 9회초 결정적인 역전 투런에 연장 10회초 결승홈런까지 내주며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넥센은 2연패에 빠졌고, 홈경기 4연승이 끝났다.
헥터로선 잊을 수 없는 밤이다. 전날까지 개막 이후 14연승(17경기)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날 승리하면 개막 이후 최다연승 신기록을 작성할 수 있었다. 역대 개막 이후 최다연승은 전날까지 헥터와 함께 정민태 한화 투수코치(당시 현대 유니콘스 소속)가 2003년 4월 5일부터 8월 31일 더블헤더 2차전까지 거둔 개막 이후 14연승이었다. 잘 던지고도 연승이 끊어질 판이었는데 경기내내 득점지원을 해주지 않던 방망이가 9회초 폭발하며 패전 멍에를 벗었다.
넥센 좌완 김성민의 호투는 아쉬웠다. 지난 5월 SK 와이번스와의 트레이드에서 김택형을 주고 받은 대졸 신인이다. 이날 경기전 장정석 넥센 감독은 "선발 로테이션을 무리없이 가져가려다 보니 김성민이 후반기 첫경기에 나서게됐다"며 웃었다. 하지만 이내 "다음주부터 중위권 팀들과의 일전이 이어진다.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고 털어놨다. 이번 주말 고척돔에서 kt 위즈를 맞이한 뒤 다음 주중에는 잠실로 건너가 LG트윈스와 만난다. 넥센은 앤디 밴헤켄과 제이크 브리검 등 외국인 원투펀치를 LG전에 집중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KIA 선발은 리그 극강인 헥터였다. 여러가지가 두루 고려된 선발 선택이었다. 하지만 김성민은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호투를 펼쳤다.
이날 김성민은 최고 구속 140km의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을 절묘하게 섞었다. 전반기 막판 뜨겁게 불타올랐던 KIA 타선은 나흘간의 올스타 브레이크 뒤 김성민을 만나 차갑게 식었다. 김성민은 2-0으로 앞선 4회초 KIA 3번 로저 버나디나에게 볼넷, 4번 최형우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해 무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5번 나지완의 내야땅볼때 1점을 내줬으나 추가 실점을 막아내기도 했다.
고척=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