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의 이현승은 독특한 스타일의 구원 투수다.
내용을 살펴봐도 그렇다. WHIP(이닝당 출루허용율)은 1.47로 팀 동료 이용찬(1.40) 김성배(1.38) 박치국(1.36)보다 좋지 않다.
터프세이브(동점 또는 역전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등판해 기록한 세이브)는 없고 블론세이브도 6번이나 된다. 시즌 피안타율을 0.293으로 지금은 퓨처스리그에 가있는 홍상삼과 같다. 경기당 안타허용도 10.32개로 높은 편이다.
만루 상황에서 이현승의 피안타율은 0.071이다. 시즌 피안타율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인 것은 물론, 현재 두산의 구원투수들중 가장 낮다. 이영하(0.00)가 있지만 그는 비교 대상이 너무 적다. 만루상황에서 4타자만을 상대했다. 하지만 이현승은 무려 17타자를 상대한 피안타율이다. 만루에서의 삼진도 4개로 팀에서 가장 많다.
지난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도 9회 1사 1루가 되자 이현승이 마운드에 올랐다. 이현승은 이정후에게 3루땅볼을 유도해 2사 1루를 만들었다. 하지만 서건창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하고 장영석에게 볼넷을 내주며 결국 또 다시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김하성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실점없이 이닝을 마쳤다.
이쯤되니 이현승은 '만루변태'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팬들사이에서는 우스개소리로 '일부러 만루를 만들어 상황을 마무리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위기상황에서 자주 이현승을 마운드에 올리는 것은 역시 이같이 위기에 강한 모습 때문이다. 김 감독은 자주 "이현승은 도망가는 피칭을 하지 않는다. 안타를 맞더라도 꿋꿋하게 던지기 때문에 믿을만 하다"고 했다.
그렇게 만루상황이 되면 압도적으로 변하는 투수, 그가 바로 이현승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