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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수 감독의 전반기 결산 "후반기 기대된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07-12 08:52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2017 KBO 리그 경기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8회초 무사 1루 삼성 이원석의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1타점 2루타때 홈을 밟은 러프가 김한수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06.21/

"선수들의 적극적인 모습에 후반기가 기대된다."

6월이 시작되기 전. 삼성 라이온즈는 15승2무34패 꼴찌였다. 9위 kt 위즈와의 승차는 무려 5.5경기였다. 1달 전, 4월 마지막에는 4승2무20패에 그쳤다. 왕조 삼성이 프로야구 최초 100패 팀이 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김한수 감독 입장에서는 죽을 맛이었을 것이다. 신임 감독으로 야심차게 시즌 개막을 맞이했는데, 감독으로서 팀을 이끄는 일이란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그랬던 삼성이 최근 '다른 대접'을 받고 있다. 승수 자판기에서 이제는 다른 팀들이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끈질긴 팀으로 변모했다. 순위도 상승했다. 11일 kt 위즈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33승3무50패가 됐다. 아직 중위권 팀들과의 격차는 크지만, 꼴찌 kt와의 승차를 5.5경기로 벌리며 더욱 안정적으로 중위권을 추격할 수 있게 됐다. 후반기 집중력을 보인다면 중위권 추격도 꿈은 아니다. 그렇다면 김 감독은 전반기를 어떻게 돌아보고 있을까.

어려웠던 4월, 아쉬운게 많다.

김 감독은 "정말 어려운 4월을 보냈었다"고 말하며 "돌이켜보면 참 아쉬운 게 많다. 그래도 4월 이후는 선수들이 끈질긴 야구를 해줬다. 적극적으로 뛰는 선수들의 모습에 이제는 다가오는 후반기가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역시 가장 아쉬운 건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 최근 외국인 투수 악몽을 털기 위해 삼성은 국내 메디컬테스트까지 진행하는 등 애를 썼지만, 올해도 신통치 않다. 105만달러의 거물 앤서니 레나도는 부상과 부진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반 허벅지 안쪽 부상으로 오랜 기간 결장했던 레나도는 지난 9일 부진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일단 김 감독은 정비의 시간을 주며 지켜보겠다는 계획. 재크 페트릭은 저렴한 몸값에 비해 분전해주고 있다. 타선 지원을 유독 못받는다. 그래도 2승8패의 성적은 아쉽기만 하다. 김 감독은 외국인 투수 얘기가 나오자 그저 쓴웃음만을 지을 뿐이었다. 그러면서도 "페트릭이 열심히 잘해주고 있다"며 격려도 잊지 않았다.

삼성의 경우 한국야구 적응에 실패하는 것 같았던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가 갑작스럽게 폭발하며 팀 중심이 잡히기 시작했다. 실력 좋은 구자욱 등이 반사 이익을 얻었고, 베테랑 이승엽도 야구 인생 마지막 시즌 후배들을 이끌고 투혼을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백정현-최충연의 깜짝 반전

타선 뿐 아니라 마운드 안정화도 삼성 반등의 큰 힘이었다. 김 감독 스스로도 마운드 얘기를 꺼냈다. 부진한 외국인 선수들의 공백을 국내 선수들이 잘 메워줬다.


김 감독은 "아무래도 선발로 시작해 실패를 했다가, 불펜 전환으로 성공한 두 선수의 활약이 전반기 가장 큰 소득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언급한 선수는 바로 최충연과 장원삼. 최충연은 5월까지 6경기 선발로만 나섰다. 성적은 3패뿐. 장원삼 역시 4월 5경기 1승2패로 부진하다 5월부터 불펜에 자리를 잡으며 종전에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보여줬다. 그동안 삼성의 에이스로 선발로만 뛰어왔던 장원삼이었다.

두 사람이 불펜의 든든한 축으로 자리한 6월부터 삼성의 본격적 반전이 시작됐다. 이기는 경기, 대등한 경기에서 두 사람이 6~8회를 버텨주자 삼성도 이기는 힘이 생겼다. 두 사람 뿐 아니라 장필준이라는 새로운 마무리를 발굴한 것도 큰 수확이다.

선발 백정현도 보물과 같은 존재다. 백정현은 두 사람과 반대로 불펜으로 시작해 지난 5월 중순부터 선발 전환한 케이스다. 5월6일 NC 다이노스전 구원으로 나서 5⅓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된 후 구멍났던 선발 자리에 자리잡았다. 이후 선발로 3승1패를 기록하며 든든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7월 들어 2연승이다. "우리 에이스는 이제 백정현 아닌가"라고 농을 친 김 감독은 "본인이 선발로서 욕심이 있었다. NC전 호투가 좋은 기회가 됐었다. 선발로 나서니 더욱 의욕이 생기는 것 같다. 구위는 원래 괜찮았는데, 선발 전환 이후 볼이 낮게 제구되는 게 가장 돋보인다"고 칭찬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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