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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함 아니겠나."
황재균은 "미국에 와서 곧바로 폼을 바꾼 건 아니다. 마이너리그에서 계속 기존 폼을 유지하다, 시즌 중간 즈음 타격폼을 바꿔보기 시작했다"고 말하며 "이제는 팔을 들고 치면 더 어색하고 힘들다"고 말해 새로운 타격폼에 완전히 적응했음을 알렸다.
2015년 황재균의 타격폼을 보면, 배트를 든 팔이 오른쪽 귀 위까지 올라와있고 배트 헤드가 그라운드 3루 라인쪽을 향해있다. 투수쪽에서 보면 등번호도 많은 부분이 보인다. 그런데 2016년, 그리고 최근으로 올수록 팔이 내려가고 배트의 각도도 점점 하늘을 향한다. 이제는 투수쪽에서 등번호가 아예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팔이 높고, 배트 헤드가 머리 위쪽에 있으면 스윙시 돌아나오는 각도가 커져 순간 반응이 느릴 수밖에 없다. 대신 타구에 확실한 힘은 실린다. 대신 몸에 방망이를 가깝게 붙여 인-아웃 스윙이 보다 간결하게 나오게 만들면 정확도가 높아진다. 조 위원은 "팔을 내리면 공을 끝까지 더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KIA 타이거즈 나지완, 김선빈이 그렇게 타격폼을 바꿔 실력이 향상된 대표적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파워는 조금 떨어질 수 있는데, 황재균은 입에 단내가 나는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량을 늘려 비거리도 잃지 않으며 정확성까지 키운 케이스다. 한국에서부터 꾸준히 이 작업을 해오고 있었는데 크게 눈에 띄지는 않았었다. 그리고 한국투수들보다 더 빠른 공을 던지는 미국 투수들을 상대로도 살아남기 위한 변신을 과감하게 시도했다.
조 위원은 "재균이와 얘기를 해봤는데 현지 마이너 코치가 얘기한 것도 아니고, 스스로 이 변화를 선택했다고 하더라. 큰 무대에 올라가고 싶고, 거기서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지 느껴졌다. 재균이가 데뷔전 홈런을 치는 모습을 봤는데, 예전 헤드가 돌아나오는 단점이 아예 사라진 완벽한 스윙이었다. 나는 그 홈런을 보고 재균이가 성공할 거라고 굳게 믿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