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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이상군대행 믿음에 송은범이 답할 차례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7-06-05 22:19


◇한화 이글스 송은범.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한화 이글스 베테랑 투수 송은범(33)은 올시즌 10경기에서 4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7.11을 기록중이다. 한화 1군투수중 평균자책점이 가장 나쁘다. 한화는 5일 좌완 김범수와 포수 박상언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투수 심수창이 자리를 잡자 또 한번 선택을 해야했다. 포수강화와 이성열 양성우 장민석 이동훈 등 4명으로만 힘겹게 버티는 외야보강도 시급했다.

송은범은 2군으로 내려가지 않았다. 최근 이상군 한화 감독대행은 "앞으로 1~2번 더 기회를 준 뒤 다음을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앞선 무한지지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2군에 다녀온 송은범은 1군에 콜업돼 지난달 30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에서 구원등판, ⅓이닝 동안 3안타 1볼넷 1탈삼진으로 부진했다. 당시 이 대행은 "그래도 구위는 좋았다. 제대로 맞은 타구는 없었다. 운이 나빴다"며 송은범을 감쌌다. 지난 1일 두산전에서도 송은범은 1이닝 동안 3안타(1홈런) 1볼넷 2실점으로 부진했다. 이 대행은 "가장 힘든 사람은 송은범일 것이다.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믿고 있다"며 제자 걱정부터 했다.

하지만 한화는 여유부릴 처지가 아니다. 지난달 23일 김성근 전 감독이 중도하차하고 이 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뒤 4연패 뒤 4연승을 하는 등 반등에 성공했지만 5승7패다. 팀은 여전히 9위다. 두 차례 위닝시리즈(NC 다이노스, 두산) 뒤 루징시리즈(SK 와이번스)에 이어 선두 KIA 타이거즈를 만난다. 분수령이다.

이제는 송은범 스스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누군가에게 도움받을 연차도 아니다. 송은범은 2015시즌을 앞두고 4년간 34억원에 FA계약을 했다. 고액 FA선수라고 해서 무조건 성적이 따라오진 않는다. 이는 구단도 알고 팬들도 안다. 예전에 비해 고액FA 선수들의 활약은 더 믿음직스러워졌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분명 있다. 송은범과의 계약이 지난해까지 아쉬운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속상한 수준이 돼 버렸다. 송은범의 FA보상선수로 KIA로 간 임기영(24·5일 현재 6승2패)이 올시즌 최고의 영건으로 맹활약중이다.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특급 잠수함 선발. 지난 3년간 한화에서 3승24패를 기록한 송은범과 크게 대비됐다.

한화 동료 투수들은 송은범을 보고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도 보인다. 불펜에서의 구위는 엄청나다. 실전 마운드에서의 구속 또한 140km대 후반을 쉽게 찍는다. 한화에서는 알렉시 오간도 다음으로 빠른 볼을 뿌린다. 하지만 일순간 평정심을 잃고 스스로 무너질 때가 잦다. "그래도 구위는 좋지않은가"라는 송은범을 위한 변명 또한 3년째. 칭찬으로만 들리지 않는다. 올시즌 선발로 시즌을 준비했지만 두 차례 잘던지고도 승운이 따르지 않자 또다시 제구가 흔들렸다. 이후 불펜으로 전환해서도 여전히 낙제점이다.

송은범의 계약은 내년까지다. 고액연봉자여서 어떻게든 써야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무작정 기다릴 순 없다. 다른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있기 때문이다. 올해 2군에서 활약중인 좌완 이충호(24경기, 3승2패4홀드, 평균자책점 3.86)같은 선수들은 한번도 1군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믿음이라는 명목하에 주어지는 기회가 누군가에겐 불평등으로 느껴질 수 있다. 갈길 바쁜 한화, 하염없이 기다리는 이상군 대행. 이제 송은범이 부름에 답할 차례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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