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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베테랑 투수 송은범(33)은 올시즌 10경기에서 4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7.11을 기록중이다. 한화 1군투수중 평균자책점이 가장 나쁘다. 한화는 5일 좌완 김범수와 포수 박상언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투수 심수창이 자리를 잡자 또 한번 선택을 해야했다. 포수강화와 이성열 양성우 장민석 이동훈 등 4명으로만 힘겹게 버티는 외야보강도 시급했다.
하지만 한화는 여유부릴 처지가 아니다. 지난달 23일 김성근 전 감독이 중도하차하고 이 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뒤 4연패 뒤 4연승을 하는 등 반등에 성공했지만 5승7패다. 팀은 여전히 9위다. 두 차례 위닝시리즈(NC 다이노스, 두산) 뒤 루징시리즈(SK 와이번스)에 이어 선두 KIA 타이거즈를 만난다. 분수령이다.
이제는 송은범 스스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누군가에게 도움받을 연차도 아니다. 송은범은 2015시즌을 앞두고 4년간 34억원에 FA계약을 했다. 고액 FA선수라고 해서 무조건 성적이 따라오진 않는다. 이는 구단도 알고 팬들도 안다. 예전에 비해 고액FA 선수들의 활약은 더 믿음직스러워졌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분명 있다. 송은범과의 계약이 지난해까지 아쉬운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속상한 수준이 돼 버렸다. 송은범의 FA보상선수로 KIA로 간 임기영(24·5일 현재 6승2패)이 올시즌 최고의 영건으로 맹활약중이다.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특급 잠수함 선발. 지난 3년간 한화에서 3승24패를 기록한 송은범과 크게 대비됐다.
송은범의 계약은 내년까지다. 고액연봉자여서 어떻게든 써야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무작정 기다릴 순 없다. 다른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있기 때문이다. 올해 2군에서 활약중인 좌완 이충호(24경기, 3승2패4홀드, 평균자책점 3.86)같은 선수들은 한번도 1군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믿음이라는 명목하에 주어지는 기회가 누군가에겐 불평등으로 느껴질 수 있다. 갈길 바쁜 한화, 하염없이 기다리는 이상군 대행. 이제 송은범이 부름에 답할 차례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