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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곰' 함덕주의 성장, LG전 성과 3가지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7-05-25 01:18


2017 KBO리그 LG와 두산의 경기가 2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선발투수 함덕주가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5.24.

'아기곰' 함덕주(두산 베어스)가 자신의 가능성을 과시한 한 판을 보여줬다.

함덕주는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이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동안 99개의 공을 던져 4안타 2볼넷 6삼진 1실점했다.

하지만 기록보다 내용이 더 좋았다. 6회까지는 두산의 에이스 니퍼트급 투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함덕주는 5회까지 이렇다할 위기 없이 이닝을 하나씩 지워갔다. 투구수 80개를 넘긴 6회에도 볼넷을 하나 내주긴 했지만 세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실점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7회가 문제였다. LG 선두타자 양석환을 좌전 안타로 출루시키고 후속타자 오지환이 우전안타를 때려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은 함덕주는 공 10개를 던져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이현승으로 교체됐다. 이현승이 내야안타와 희생플라이로 함덕주의 책임주자 양석환을 홈으로 불러들이며 1실점까지 하게 됐다.

하지만 이날은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은 등판이었다. 우선 올시즌 선발로 나선 이후 처음으로 7회에 마운드에 섰다. 함덕주는 그간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7회에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두명의 주자를 내보낸 후 강판됐지만 6회까지 89개를 던졌기 때문에 7회는 충분히 마무리 할 수 있게 투구수를 효율적으로 관리했다. 6이닝용 투수가 아니라 더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는 투수라는 것을 보여줬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2017 KBO리그 LG와 두산의 경기가 2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3회말 수비를 마친 두산 함덕주가 LG 이형종의 타구를 호수비로 잡아낸 조수행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5.24.
볼넷을 2개밖에 내주지 않은 것도 성과다. 지난 18일 NC 다이노스 전에서 함덕주는 3⅔이닝 동안 6볼넷 2실점했다. 볼넷으로 자멸했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하지만 24일 함덕주는 볼넷을 단 2개만 허용했다. 덕분에 투구수를 줄일 수 있었고 좋은 내용의 투구를 할 수 있었다.

지난 6일 시즌 최악의 투구로 서울 라이벌 LG에 패한 것을 설욕한 것도 만족스럽다. 이날 함덕주는 3⅔이닝 동안 7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함덕주는 "앞선 LG와의 등판에서 너무 컨디션이 좋아 완벽하게 던지려다 실패했다. 오늘은 컨디션이 보통이어서 맞춰 잡는다는 생각으로 큰 욕심없이 던진게 주효했다"며 "팀이 연승을 하는데 일조해서 기분 좋다.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만족한다. 앞으로 경기에서도 바로 승부하는 피칭을 하겠다"고 했다.

물론 아직 보완해야할 점은 있다. 투구수가 80개를 넘어서면 체력이 떨어지면서 제구가 조금씩 흔들리고 볼의 갯수도 점점 많아지는 것은 계속 신경써야할 부분이다. 이에 대해 경기 후 김태형 감독도 "함덕주가 6회까지 잘 던졌는데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시즌 초 두산의 5선발로 시작해 당당히 자신의 몫을 해내고 있는 함덕주, 그에 대한 팬들의 기대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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