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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 힐만 SK 와이번스 감독은 제리 로이스터(2008~2010년 롯데)에 이어 KBO리그 역대 두 번째 외국인 감독이다. 당시 로이스터 감독이 이끌었던 롯데처럼, SK도 시즌 초 신바람을 내고 있다. SK의 박계원 수비 코치는 유일하게 두 외국인 감독과 함께 한 코치가 됐다. 박 코치가 말하는 그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일까.
박 코치는 로이스터와 힐만의 야구를 모두 경험하고 있다. 로이스터가 지휘봉을 잡은 첫 2년간은 퓨처스리그에 있었지만, 2010년 1군에서 주루 코치를 맡았다. 그리고 지금은 수비 코치로 직접 수비 시프트를 지휘하고 있다.
'돌격 앞으로' VS '출루율과 작전'
힐만 감독은 어떨까. 박 코치는 "공격에선 출루율에 신경을 많이 쓰라고 한다. 선수들이 처음에는 적응을 못해서 초반에 삼진을 엄청 당했다. 그러나 이제 적응을 하고, 치기 시작하면서 장타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이제 감독이 원하는 야구가 되고 있다. 또 세밀한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쓴다. 캠프 때도 '어떤 부분이 안 됐으니 이걸 해달라' 등 꼼꼼하게 이야기 한다. 번트나 작전 연습도 많이 하고 실제 경기에서도 많이 쓴다"라고 설명했다.
수비 시프트도 힐만 감독을 대표하는 야구 중 하나다. 박 코치는 "시프트를 할 때도, 왜 해야 하는지 자세히 설명한다. 미국 야구에서 세이버 메트릭스의 여러 데이터를 실제로 사용한 것은 5년 정도 됐고, 모든 팀들이 쓰고 있다고 얘기한다. 확률 야구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한다. 단순한 시프트가 아니다. 시프트에서 장타가 나왔을 때의 포메이션 등을 익혀야 한다. 데이터도 많고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라고 했다.
메이저리그식 소통, 그 이상의 힐만 감독
선수들과의 적극적인 소통도 한국 야구와는 조금 다른 부분이다. 박 코치는 "로이스터 감독도 선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하지만 힐만 감독은 더하다. 스트레칭을 할 때부터 그라운드에 나와 선수들을 일일이 격려한다. 코치들에게도 가장 강조하는 것이 선수들을 가르칠 때는 무조건 칭찬과 격려를 하라는 것이다. 칭찬으로 동기부여 하는 것을 중시한다. 실제로 선수들이 본 헤드 플레이를 하면, 분명 참고 있는 게 보인다. 하지만 절대 선수들에게 뭐라고 하지 않는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차근차근히 설명한다"라고 전했다.
코치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박 코치는 "수비 시프트에 대해선 경기 전에 설명을 다 한다. 경기가 시작되고 나서는 절대 아무 얘기를 안 한다. 나보고 알아서 하라고 한다. 처음에는 부담도 됐다. 그런데 실패하더라도 다른 말을 안 하신다. 대신 경기 전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덕분에 공부도 많이 하고, 재미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박 코치는 "라인업을 짤 때도 모든 코치들에게 의견을 물어본다. 이전에는 겪어보지 못했던 일이다. 질문도 많이 하니 항상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로이스터와 힐만의 공통점이 있다면 투수 운용 방식이다. 박 코치는 "투수 운용 방식이 비슷한 것 같다. 메이저리그 스타일이다. 투수가 이틀 연속 던지면 확실히 휴식을 주는 식이다. 투수를 아끼는 모습은 똑같다"라고 했다. 박 코치는 "로이스터 감독이 왔을 때 큰 충격이었는데, 이번에는 또 다른 충격이다"라고 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