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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운의 야구 다이어리] 리더 이대호, 롯데와 리그 판도를 바꿔놨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04-18 08:53


2017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13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이대호가 9회초 2사후 좌중월 동점 솔로홈런을 치고 홈인하고 있다.
문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7.04.13/

이종운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스포츠조선 객원기자로 독자와 함께 한다. 새로운 시각, 다양한 시점에서 올시즌 프로야구 얘기를 풀어낼 예정이다. <편집자주>

시즌 초반, 롯데 자이언츠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대호의 힘이다.

롯데는 시즌 개막 전 약체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그 평가들이 무색한 행보다. 9승5패 공동 2위(이하 17일 기준)다. 시즌 초반 프로야구가 오리무중에 빠진 건 롯데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

그 중심에는 올해 새롭게 팀에 합류한 이대호가 있다. 많은 설명이 필요없는 활약이다. 50타수 23안타 타율 4할6푼 5홈런 12타점. 오죽했으면 "4할을 넘어 역대 최초 5할타자가 생기는 것 아니냐"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다. 물론, 4할이 넘는 고타율을 시즌 내내 유지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만큼 이대호의 컨디션이 좋아보인다는 걸 의미한다. 미국에서 1년을 뛰며 국내 에이스급 투수들의 공을 매일, 매타석 상대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국내 투수들의 공은 눈에 더 잘들어오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또, 미국 야구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모두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이 야구에 대한 더 큰 간절함과 성숙함을 만들어준 것으로 보인다. 타격-수비에 임하는 이대호의 눈빛에서 그게 읽힌다.

가장 중요한 건 덕아웃 분위기다. 새로운 리더의 등장으로 인해 매우 활기차 보인다. 몇몇 스타 선수들은 자신의 개인 성적 향상에만 몰두하고, 정작 팀 플레이 등에서는 소홀한 경우를 많이 봐왔다. 하지만 올시즌 이대호는 자신보다 후배들을 먼저 챙기는 모습이다. 롯데는 홍성흔(은퇴) 이후 구심적 역할을 할 선수가 없었다. 이게 최근 수년간의 부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필자가 감독을 맡았던 2015 시즌도 돌이켜보면 이 문제가 있었다.

리더 역할만 해도 대단한데, 여기에 야구까지 잘해준다면 금상첨화다. 전력에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단순히 잘 때려서가 아니다. 라이벌 NC 다이노스와 직접 비교를 해보면 쉽다. NC는 최고의 4번타자 에릭 테임즈를 메이저리그로 떠나보냈다. NC가 지난 3년 동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테임즈 효과가 가장 컸다. 물론, 현재 NC 타선도 강하지만 지난 3년과 비교하면 차이가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테임즈가 있어 앞-뒤 타순 선수들이 동반 상승 효과를 봤다. 이게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팬들이 쉽게 볼 수 없는 부분이다. 현재 롯데도 그렇다. 뒤에 이대호가 있어 3번 손아섭과 쉽게 승부할 수 없다. 이대호와 어렵게 하다보니, 5번 최준석에게 좋은 찬스가 많이 생긴다. 또, 이대호가 게임 중 중요한 순간 한방을 쳐줄 수 있다는 기대와 불안은 양팀의 심리에 완전히 다른 영향을 미친다.

과감한 투자를 통한 이대호 영입. 롯데가 지난 십수년간 추진한 일 중 가장 잘한 일이 아닌가 싶다. 롯데 어린 선수들의 눈에서 자신감이 엿보인다. 다른 걸 떠나 팬들이 좋아한다. 프로는 그게 1순위다. 롯데가 올시즌 프로야구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롯데의 계속되는 선전을 기대한다.


스포츠조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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