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시즌에도 양파고는 정상적으로 가동된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이형종. 시범경기 맹타로 이날 1번-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이형종은 1회초 2017 시즌 첫 안타의 주인공이 된 데 이어, 3회에는 2점째를 만드는 솔로홈런을 상대 선발 앤디 밴헤켄으로부터 뽑아냈다. 이 홈런이 아니었다면 이날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이 점수를 끝까지 지키며 귀중한 1점차 승리를 거뒀다.
사실 이형종 1번 투입은 모험에 가까웠다. 이제 야수 전향 3년차인데, 시범경기 아무리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해도 개막전 1번으로 나서는 데 큰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형종은 프로 생활을 하며 밴헤켄의 공을 한 번도 쳐본 적이 없었다. 알아도 치기 힘든 밴헤켄의 공인데, 경험이 부족한 이형종이 선두에서 그 투수를 압박하는 건 한계가 있을 수 있었다.
양파고의 또 다른 성공도 있었다. 이날 최재원을 6번-2루수로 선발 출전 시켰다. 최재원의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좋아, 6번 타순에서 뭔가 해줄 것 같다는 믿음이었다. 2회 선취점을 낼 때 최재원이 있었다. 볼넷 출루 후 상대 중견수 고종욱의 실책 때 홈까지 내달려 귀중한 점수를 만들었다. 물론, 최재원이 잘한 것보다는 상대 중견수 실책이 컸지만 최재원의 발이 빨랐기에 1루부터 홈까지 들어올 수 있었다. 그리고 6회말 0-2에서 1-2로 추격 당한 상황, 1사 1, 3루 위기서 최재원을 손주인으로 교체했다. 수비 강화 차원. 기가 막히게 상대 채태인의 타구가 2루쪽으로 갔고, 경험 많은 손주인이 안정적으로 1루주자를 태그한 후 병살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불펜 운용도 좋았다. 7회 1사 후 잘던지던 헨리 소사가 대니돈에게 2루타를 맞고 흔들리자 곧바로 이동현을 투입해 불을 껐다. 이후 진해수-신정락-정찬헌으로 이어지는 불펜 가동도 좋았다. 위기가 있었지만, 그 때마다 상황에 맞는 유형의 투수 투입으로 불을 껐다.
고척=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