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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이 마침내 선발 로테이션에 입성했다.
류현진과 선발 경쟁을 펼쳐온 브랜든 맥카시와 알렉스 우드 가운데 한 명이 5선발을 맡고, 다른 한 명은 임시 선발과 롱릴리프를 겸하는 스윙맨의 보직을 부여받는다. 류현진은 오는 4월 2일 LA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 최종전서 맥카시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마지막 실전 점검을 할 예정이다.
이날 화이트삭스전에서 류현진은 시범경기 들어 가장 긴 이닝과 가장 많은 투구수를 기록했다. 투구수 100개를 정상 컨디션이라고 봤을 때 80~90% 정도 준비가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구속과 제구력 뿐만 아니라 투구 내용도 선발투수다웠다. 이날 경기서 투수들의 스피드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시범경기 들어 가장 묵직한 직구를 뽐냈다.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집중안타는 피했다. 홈런을 맞은 뒤 추가 실점없이 각각 이닝을 마무리하며 투구수를 효율적으로 관리했다. 구석구석을 찌르는 송곳 제구력과 공격적인 피칭이 주효했다. 5회에도 2사후 데이빗슨에게 슬라이더를 던지다 좌전안타를 맞았으나, 카브레라를 풀카운트에서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의 호수비에 힘입어 우중간 플라이로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류현진에게 지난 2년의 세월은 부상과 수술, 그리고 재활의 반복이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직후부터 괴롭혔던 어깨 통증의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2015년 5월 어깨 와순 관절경 수술을 받았다. 재활은 1년이면 충분하다고 봤으나 복귀는 여의치 않았다. 지난해 스프링캠프서 통증 재발로 인해 훈련을 몇 차례 중단한 류현진은 시즌 시작 후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을 소화한 뒤 7월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선발등판하며 빅리그에 복귀했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4⅔이닝 동안 8안타 6실점한 뒤 이튿날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결국 9월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고 다시 재활에 들어갔다.
그러나 류현진은 지난 겨울 귀국 후 피나는 노력을 기울이며 재활에 몰두했다. 잠실구장서 LG 트윈스 김용일 트레이닝코치의 도움을 받으며 차근차근 몸을 만들어 나갔고, 올초에는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가 불펜피칭을 시작하는 등 재활에 속도를 냈다.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합류 후에도 3차례 불펜피칭과 라이브피칭을 순조롭게 마친 뒤 지난 12일 LA 에인절스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실전 감각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류현진과 같은 어깨 수술을 받은 투수들의 경우 재기 가능성이 극히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커트 실링, 크리스 카펜터, 마이크 피네다 정도가 성공 사례로 꼽히는데, 류현진이 이 대열에 올라설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4선발 류현진은 4월 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시즌 첫 등판을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