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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 어윈-피노 닮은꼴 로치, 그들의 악몽 지워줄까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03-19 15:52


19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2017 프로야구 시범경기 kt와 한화의 경기가 열렸다. kt 선발투수 로치가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대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3.19.

필 어윈, 요한 피노로 이어진 kt 위즈의 악몽. 과연 돈 로치가 끊어줄까.

로치의 시범경기 흐름이 심상치 않다. 로치는 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로 등판, 6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1회 한화 선두타자 김원석에게 불의의 선두타자 홈런을 내주며 흔들렸지만, 이후 한화 타선을 상대로 안타, 볼넷 각 2개씩 만을 내주며 완벽한 피칭을 했다. 지난 14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 선발 등판, 5이닝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던 로치는 2경기 연속 호투로 개막전 선발 출격 가능성을 높였다. 특히, 이날 경기 투구수를 82개까지 끌어올려 몸상태도 100%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렸다.

사실 로치는 처음 입단 당시 그렇게 큰 기대는 받지 못했다. kt가 100만달러 이상의 몸값을 자랑하는 대형 외국인 투수를 영입하겠다고 선언하며, 로치 영입 당시에는 공개적으로 2선발 역할을 할 투수라고 알렸다. 그런 가운데, 대형 투수 영입이 무산됐고 졸지에 로치는 팀 에이스 역할을 맡아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그러나 시범경기 이 정도 활약이라면 올시즌 좋은 활약을 기대해볼 만 하다. 일단 직구 최고구속이 149km까지 나왔다. 140km 중반대를 계속 유지했다. 그리고 제구도 크게 흔들릴 스타일이 아니었다. 상대와의 수 싸움에서 앞설 수 있는 빠른 투구 템포도 좋았고, 특히 투심패스트볼이 예리했다. 총 82개 중 27개가 투심으로 찍혔다. 24개 직구보다 많았다. 대부분 볼 끝이 지저분하게 들어온다는 의미다. 6회 병살 유도 포함, 매이닝 땅볼 아웃이 유도됐다. 투심패스트볼 뿐 아니라 포크볼 16개, 커브 14개를 섞어 던져 타자들의 공략이 어려웠다.

이날 현장에서 본 로치는 전형적인 기교파 투수였다. kt는 1군 첫 시즌인 2015 시즌, 그리고 지난 시즌 2년 연속 우완 기교파 투수를 에이스로 영입했다. 필 어윈과 요한 피노가 그 주인공들이었다. 어윈은 로치와 스타일도, 외모도 흡사했다. 제구가 매우 안정적인 투수로 평가받았다. 피노는 KBO리그 최초의 콜롬비아 출신 투수로 지저분한 투심패스트볼이 주무기인 선수였다. 당시 어윈 55만달러, 피노 70만달러로 외국인 투수들 중 가장 높은 연봉을 안겨줬었다. 로치도 85만달러로 라이언 피어밴드의 68만달러보다 17만달러를 더 받는다.

그리고 어윈과 피노는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개막전 선발의 영광을 안았다. 현 상태라면 kt도 로치의 개막전 선발 투입 가능성이 높다. 신기하게 세 사람이 비슷하게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시즌을 끝까지 마치지 못하고 퇴출 당하는 비운을 맛봐야 했다. 어윈은 한국 야구에 아예 적응을 하지 못했다. 피노는 불의의 부상이 있었고, 회복 후 복귀했지만 힘을 잃은 상태였다. 구위로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는 투구 유형상, 상대팀들에게 분석이 되고 제구가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얻어맞기 일쑤였다. kt 입장에서는 로치가 두 사람의 결말을 따르지 않기를 기대하고 있다.

과연, 로치는 2017 시즌 kt 돌풍의 선봉에 설 수 있을까.


대전=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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