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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어윈, 요한 피노로 이어진 kt 위즈의 악몽. 과연 돈 로치가 끊어줄까.
그러나 시범경기 이 정도 활약이라면 올시즌 좋은 활약을 기대해볼 만 하다. 일단 직구 최고구속이 149km까지 나왔다. 140km 중반대를 계속 유지했다. 그리고 제구도 크게 흔들릴 스타일이 아니었다. 상대와의 수 싸움에서 앞설 수 있는 빠른 투구 템포도 좋았고, 특히 투심패스트볼이 예리했다. 총 82개 중 27개가 투심으로 찍혔다. 24개 직구보다 많았다. 대부분 볼 끝이 지저분하게 들어온다는 의미다. 6회 병살 유도 포함, 매이닝 땅볼 아웃이 유도됐다. 투심패스트볼 뿐 아니라 포크볼 16개, 커브 14개를 섞어 던져 타자들의 공략이 어려웠다.
이날 현장에서 본 로치는 전형적인 기교파 투수였다. kt는 1군 첫 시즌인 2015 시즌, 그리고 지난 시즌 2년 연속 우완 기교파 투수를 에이스로 영입했다. 필 어윈과 요한 피노가 그 주인공들이었다. 어윈은 로치와 스타일도, 외모도 흡사했다. 제구가 매우 안정적인 투수로 평가받았다. 피노는 KBO리그 최초의 콜롬비아 출신 투수로 지저분한 투심패스트볼이 주무기인 선수였다. 당시 어윈 55만달러, 피노 70만달러로 외국인 투수들 중 가장 높은 연봉을 안겨줬었다. 로치도 85만달러로 라이언 피어밴드의 68만달러보다 17만달러를 더 받는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시즌을 끝까지 마치지 못하고 퇴출 당하는 비운을 맛봐야 했다. 어윈은 한국 야구에 아예 적응을 하지 못했다. 피노는 불의의 부상이 있었고, 회복 후 복귀했지만 힘을 잃은 상태였다. 구위로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는 투구 유형상, 상대팀들에게 분석이 되고 제구가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얻어맞기 일쑤였다. kt 입장에서는 로치가 두 사람의 결말을 따르지 않기를 기대하고 있다.
과연, 로치는 2017 시즌 kt 돌풍의 선봉에 설 수 있을까.
대전=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