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이 아니라 광주로 가는 후배들이랑 포옹을 했어요. 여기까지 올라오면서 제일 큰 소득은 우리 팀이 더 돈독해졌다는 사실 아닌가."
9일 발표된 엔트리에서는 포스트시즌 첫 경험을 하게 될 선수들도 보이고, 당연히 발탁될 것 같던 중심 선수들도 보였다. 또 뽑히지 못한 선수도 있었다. 주장 이범호는 "어제 대전 경기가 끝나고 엔트리를 나눴다. 서울이 아니라 광주로 내려가는 선수들과는 포옹을 나누면서 '준플레이오프에서 꼭 같이 뛰자'고 이야기 했다. 우리팀이 여기까지 올라오면서 최대 소득은 선수들끼리 더 돈독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몇 년간 하위권을 맴돌았던 팀이 순위 싸움을 할 수 있을만큼 성장하면서 선수단 분위기가 훨씬 끈끈해졌다.
시즌 개막전 전망을 뒤엎은 선전이기도 하다. KIA는 올 시즌에도 중하위권으로 예측됐다. 특별한 전력 보강도 없고, 유망주들의 성장은 보장되지 않았다. 지난해도 뒷심 부족으로 끝내 7위로 시즌을 마친 터. 하지만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은 이 전망을 뒤집기 위해 노력했다.
수장으로 팀을 이끌어야 할 김기태 감독의 책임감도 막중했다. "간판 선수들이 있지만 전체적인 선수층이 얇았다. 그래서 우리는 개인이 아닌 동행이라는 마음으로 야구를 했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돌아본 김 감독은 "1패 하면 끝난다. 가진 힘을 총동원해서 팬들 앞에서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IA의 가을 야구가 어디까지 갈지 누구도 모른다. 불리한 싸움인만큼 어쩌면 단 한 경기로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짧은 꿈으로 끝나더라도 올 시즌 얻은 소득은 분명하다. 비관적인 예측을 뒤집은 힘, 함께 싸운 전우로서의 동지애. 어떤 결과가 나오든 훗날 KIA의 2016년 평가에는 '성공'이라는 단어가 붙을 것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