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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경기전 삼성 라이온즈 코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김평호 코치(53)가 이런 질문을 해 왔다.
2010년부터 SK 와이번스와 삼성에서 5년간 코치생활을 하고 2015년부터 야쿠르트에 소속돼 있는 세리자와 유지 2군 배터리코치(48)는 한국의 엔트리 확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서 경험해 봤는데 엔트리 확대는 아주 좋은 제도라고 느꼈다. 사실 우리 팀의 경우 1군에 보내고 싶은 선수가 별로 없지만 강팀이라면 그렇지 않고 활용가치가 있을 것이다. 선수 입장에서 봤을 때 기회를 얻을 수 있고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본에 엔트리 확대가 없는 이유는 확실하게 모르겠지만 비용문제가 아닌가 싶다".
또 다른 비용문제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엔트리가 확대하면 원정비용도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고 했다. 원정이동을 주로 구단 전용버스로 하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장거리의 경우 비행기나 기차를 이용한다. 원정 3연전에 드는 비용은 숙박비를 포함해 1인당 10만엔(약109만원)을 훌쩍 넘길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일본에서는 엔트리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는다고 구단 관계자는 말했다.
한편 일본에서는 10월 1일 이후 전력과 상관없는 선수가 1군 엔트리에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구단에서 전력외 통보를 받은 선수다.
일본은 선수회와 구단이 협의해 방출통보를 하는 기간이 정해져 있다. 1차 통보 기간이 10월 1일부터 정규시즌 마지막날까지이고, 그 사이에 방출통보를 받은 선수에 대해 구단은 1군 선수로서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런 선수중에 현역연장 의사가 없을 경우 '마지막 1군 출전'이 준비되고 팬들은 이를 보고 박수를 보낸다. 이런 기회는 스타급 선수가 아니라도 배려해 주는 경우가 많은 것이 일본야구의 특징이다.
엔트리 확대를 통해 전력을 강화하고 젊은 선수에게는 기회를 주고 있는 한국. 비용측면이라는 절실한 이유로 엔트리 확대를 적용하지 않지만 은퇴선수의 이별 인사라는 정서적인 부분으로 엔트리 기회를 주고 있는 일본. 양국의 가을 엔트리 차이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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