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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 유니폼을 입은지 3개월, 노경은이 롯데 자이언츠의 선발로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적 후 두 달 동안 부진을 보였던 노경은이 최근 선발로 제 몫을 하면서 롯데는 로테이션 운영에 탄력이 붙었다.
그러나 7월 들어서 5연패를 당하며 하락세가 이어졌다. 구위 문제보다는 제구력 난조가 부각됐고, 보직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노경은은 7월 한 달 동안 5경기에 등판해 모두 패했고 평균자책점은 8.27로 최악이었다. 하지만 조 감독은 노경은의 선발 제외에 대해 "공은 괜찮다. 운이 없는 것 같다. (보직 변경은)팀 상황에도 맞지 않는다"고 했다.
노경은이 컨디션을 회복하기 시작한 것은 7월말. 지난달 31일 수원에서 열린 kt 위즈전에서 6⅓이닝 동안 5안타와 3볼넷을 허용하고 4실점(2자책점)하며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팀이 패해 패전을 안았지만, 부진을 벗어던질 수 있는 '감'을 찾은 경기였다. 이어 지난 6일 친정팀 두산 베어스전에서 6이닝 4안타 1실점의 호투로 시즌 2승째를 따냈다. 한층 안정된 제구력이 뒷받침됐고, 주무기인 슬라이더의 스피드가 130㎞대 후반까지 나왔다.
이날 노경은의 직구 구속은 140㎞대 초반에서 형성됐다. 확실히 전성기에 비하면 구속은 줄어들었다. 그러나 포크볼과 슬라이더를 적절히 섞어 던졌고, 투심과 포심 직구의 공끝도 이전과는 차원이 달랐다. 직구에 대한 자신감 때문인지 1회말 공격적인 투구를 하다 KIA 김호령에게 홈런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이내 안정을 찾고 이닝을 끌고 갔다.
롯데 선발 5명 가운데 한여름 무더위를 가장 잘 버티고 있는 투수는 노경은이다. 그만큼 로테이션의 축으로 활약하고 있다는 것인데, 시즌을 버텨나가는 과정과 노하우가 후배 박세웅과 박진형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롯데는 전한다.
롯데는 이날 노경은의 호투를 발판삼아 4대3으로 힘겹게 이기고 4연패를 탈출했다. 8월 들어 급격한 하락세를 맞은 롯데는 여전히 포스트시즌 희망이 남아 있다. 어느 팀이든 선발진이 안정감을 잃지 않는다면 시즌 끝까지 싸움을 벌일 수 있다. 롯데는 노경은의 존재가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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