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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플라이 1위' 김재호가 지닌 캡틴의 자격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6-08-01 13:11


2016 프로야구 삼성과 두산의 경기가 2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7회 1타점 적시타를 친 두산 김재호가 강동우 코치와 기뻐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7.20.

두산 베어스 김재호는 최근 몸 상태가 좋지 않다. 폭염주의보 속에 연일 경기를 하면서 체력적인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가뜩이나 포지션이 유격수다. 포수만큼 힘들다. 스트레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도 이를 안다. "허리에 조금 불편함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나 선발 라인업에서 그의 이름을 뺄 수 없다. 공수에서 대체 불가 자원이기 때문이다.

김재호는 지난주까지 팀이 치른 95경기 가운데 94경기에 출전했다. 전경기에 출전한 3루수 허경민 다음으로 경기수가 많다. 그런데 10개 구단 유격수 중 실책이 5개로 가장 적다. 수비 안정성만 놓고보면 따라올 자가 없다.

공격에서도 비중이 크다. 280타수 82안타, 타율 2할9푼3리에 4홈런 48타점 48득점을 기록 중이다. 이 역시 10개 구단 9번 타자 중 단연 눈에 띄는 성적이다. 김태형 감독은 야수들이 부진을 겪거나 부상을 당할 때 김재호를 테이블세터로 기용하기도 했다.

그의 가치는 리그 최다 희생플라이에서도 나온다. 이날 현재 11개의 희생플라이로, 이 부문 2위 김민성(넥센 히어로즈)보다 3개 많다. 3위는 채태인(넥센), 이재원(SK 와이번스) 이승엽(삼성 라이온즈). 2~3위 선수가 모두 팀 내 중심 타선에 위치한 반면 김재호는 9번 타자다.

희생플라이는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렵다고들 한다. 주자를 3루에 두고 상대 배터리는 땅볼을 유도하기 위한 볼배합을 한다. 타자도 상대 내야수들이 잔뜩 전진해 있는 상황에서 생각처럼 공을 잘 띄우지 못한다. 타자는 기본적으로 볼카운트 싸움을 할 줄 알아야 한다. 노림수를 정확히 가져가야 한다. 몸쪽 꽉찬 공을 외야로 보낼 수 있는 타격 기술도 필요하다.

김재호는 그런 면에서 베테랑답게 자신만의 노하우를 갖고 있다. '최소한' 희생플라이가 필요한 시점에 '결코 쉽지 않다'는 희생플라이를 날리면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올해부터 캡틴 완장을 찬 그는 일전에 "주장이 생갭다 쉽지 않다. 이전에는 내 것만 하면 됐는데 지금은 후배를 챙겨야 하고 신경 쓸게 많아졌다"고 했다. 또한 "개인 성적이 좋지 않다고 해 마냥 풀 죽어있을 수만도 없는 일이다. 생갭다 할 일이 많다"고도 했다.


주장은 그런 자리다. 라커룸이나 벤치에서 희생을 해야 하는 위치다. 그 팀의 얼굴이다. 그리고 김재호는 그라운드 안에서도 가장 많은 희생 플라이를 날리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도 한화 심수창을 상대로 희생 플라이를 띄우며 타점을 쌓았다. 팀은 졌지만 경기 초반 분위기를 잡는데 큰 역할을 한 타격이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내려진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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