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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투수진, ‘구속 저하’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홍민기 기자

기사입력 2016-05-13 09:00


LG트윈스 투수 이승현

LG 마운드가 심상치 않습니다. 팀 평균자책점 5.83으로 리그 9위입니다. 안정된 마운드로 2013년부터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2015년 4.62로 평균자책점 2위에 오른 기록은 과거지사입니다.

LG 투수진 난조의 근본 원인은 구속 저하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선발진에서는 류제국의 구속 저하가 두드러집니다. 2013년 12승 2패로 KBO리그 데뷔 첫해 승률왕에 올랐을 때만 해도 류제국의 패스트볼은 140km/h대 중반으로 위력적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140km/h대 초반에 불과합니다. 0.312로 높은 피안타율은 기본적으로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를 구속으로 이겨내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봉중근의 부진도 구속 저하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는 지난해 고전을 거듭하다 마무리 보직을 내려놓았지만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5월 1일 잠실 kt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빠른공 구속은 130km/h대 후반에 그쳤습니다.

불펜에도 강속구 투수는 희귀합니다. 마무리 임정우를 제외하면 140km/h대 중반 이상의 구속을 찍는 필승조 투수는 없습니다.

LG 좌완 불펜 진해수, 윤지웅, 최성훈 중 구속으로 승부하는 투수는 없습니다. 세 명 모두 140km/h대 초반의 구속에 그치고 있습니다. 힘으로 맞서지 못하니 스트라이크 존 구석을 찌르려 애씁니다. 결국 카운트가 불리해져 볼넷을 내주거나 어쩔 수 없이 밀어 넣은 스트라이크가 피안타로 연결됩니다. 1이닝은커녕 아웃 카운트 1개를 잡는 것도 버겁습니다.

프라이머리 셋업맨 이동현의 구속은 140km/h대 초반으로 내려앉았습니다. 유원상의 구속도 이동현과 비슷합니다. 빠른공이 뒷받침되지 못한 가운데 유원상의 최대 무기 고속 슬라이더는 더 이상 '고속'이 아닙니다.

젊은 투수도 예외가 아닙니다. 우완 정통파 투수 이승현은 지난해 140km/h대 중후반의 구속을 기록해 기대를 부풀렸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그의 구속은 140km/h대 초반으로 떨어졌습니다. 시즌 초반 반짝했지만 등판이 거듭되면서 한계를 노출한 이유입니다. 구속이 나오지 않자 도망가는 피칭으로 일관했습니다.

선발과 불펜, 베테랑과 신진을 통틀어 LG 투수진의 구속 저하는 심각합니다. 타 팀들은 140km/h대 중후반을 던지는 투수들을 상당수 보유 중인 가운데 육성을 통해 속속 1군 전력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LG는 투수들이 구속 향상은커녕 기존 구속마저 유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구속이 떨어진 가운데 제구가 보다 예리해진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구속을 낮춰 제구를 잡는 것은 옛말입니다. 상대 타자를 윽박지르는 빠른공이야말로 투수의 최대 무기입니다. LG 마운드의 방향성과 육성에 문제는 없는지 되물어야 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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