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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활동기간 빈익빈부익부]70% 저연봉 선수들 추운 현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12-24 18:06


비활동 기간 연봉 1억원 미만을 받는 선수들이 체계적인 훈련을 진행하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까지 1개월 반동안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기량 성장이나 재활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스포츠조선 DB

비활동기간(12~1월) 가장 소외받는 계층은 역시 저연봉 선수들이다. 구단에서 훈련 스케줄을 조직적으로 마련할 수 없기 때문에 저연봉 선수들은 자율 훈련을 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비활동 기간을 어떻게 지내느냐가 다음 시즌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쪽은 선수 본인들이다. 물론 현장 감독들도 1월 중순 해외전지훈련을 시작하기 전까지 개인훈련을 충실히 진행해 줄 것을 신신당부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저연봉 선수들이 효율적인 훈련 스케줄을 만들어 진행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들을 대상으로 구단의 지원 속에 조직적인 훈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고연봉을 받는 선수의 경우 자비로 따뜻한 곳을 찾아 해외로 나가 훈련을 할 수 있다. 선수 개인차가 있기는 하지만 항공료와 현지 숙박비를 감당할 수 있는 연봉 수준은 적어도 1억원이다. 올해 KBO리그에서 뛴 선수 682명 가운데 연봉 1억원 이상을 받은 선수는 140명이었다. 나머지 542명을 저연봉 계층이라고 본다면 전체 선수들 가운데 약 70% 정도는 비활동 기간 훈련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봐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구단의 모 선수는 "구단에서 훈련 시설을 개방하기는 하지만 추운 날씨 속에서 훈련량이나 방법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동네 헬스클럽을 찾는 경우도 있지만 사정은 마찬가지다. 제대로 던지고 치려면 따뜻한 곳으로 가야 하는데 진짜 몇몇 선수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들을 위해 선수협이 지난해 12월 괌 관광청과 MOU(양해각서)를 체결해 현지 훈련 시설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번 겨울 들어 이를 이용하겠다고 신청서를 내민 선수는 한 명도 없다. 야구장이나 실내연습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하더라도 항공료와 숙박비 자체가 저연봉 선수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구단이 일부 선수들을 대상으로 단체훈련을 추진한다는 소문이라도 나오게 되면 의외로 반기는 선수가 많은 것도 이러한 현실 때문이다.

부상을 당했거나 수술을 한 재활 선수들 역시 돈이 없으니 해외로 나가는 일은 꿈꾸기도 힘들다. 구단에서 마련해준 프로그램 정도만 할 수 있지 체계적인 관리를 받기 힘들다. 이 때문에 부상이 악화되거나 재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듣는 선수들도 가끔 나온다. 재활 이행 과정이 잘못됐다면 충실히 따르지 않은 선수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겠지만, 구단 차원의 관리 부재도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이 선수는 "생각은 다르지만 구단 지원이 있어야 된다고 보는 선수들도 많다. 재활 선수의 경우 따뜻한 해외로 나가서 훈련을 하는데 있어 구단이 지원해 줄 수 있는 근거나 명분은 충분히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비활동 기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피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지만, 저연봉 선수들 특히 한창 기량을 발전시켜야 할 젊은 선수들이 비활동 기간 훈련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면 스타 플레이어로 뛰어오르기는 더더욱 힘들어진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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