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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타자의 비중이 높은 건 KBO리그나 일본 프로야구 모두 마찬가지다. 1명을 보유할 수 있는 KBO리그, 보유 제한이 없는 일본 프로야구 모두 외국인 타자에게 기본적으로 기대하는 건 중심타자 역할이다. 정교한 타자는 리그 내에서 충당이 가능하다. 어디까지나 외국인 타자는 파워가 우선이다. 올해 한일 프로야구에서 최강의 외국인 타자는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 이대호(소프트뱅크 호크스)였다. 테임즈는 정규시즌 MVP, 이대호는 재팬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올해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리그 6개팀에서 뛴 외국인 타자는 총 16명이다. 이중 5명이 규정 타석을 넘겼다. 3할 타자 없이 2할8푼2리(11위)의 이대호가 최고 타율을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 8할을 넘긴 선수도 이대호, 윌리 페냐(라쿠텐 이글스) 둘뿐이다. 정확성과 장타력을 갖춘 중심타자는 이대호 정도다. 브랜든 레어드(니혼햄 파이터스)가 34홈런(97타점)을 때렸지만 타율 2할3푼1리-OPS 7할8푼9리에 그쳤다. 30홈런-98타점-OPS 8할9푼2리의 이대호에 뒤진다. 이대호는 올해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한 외국인 타자 중 최다안타(170개)와 타점, OPS 1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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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차이는 일차적으로 마운드 높이에서 비롯됐다. KBO리그는 올해도 타고투저 흐름이 이어졌다. 반면, 일본 프로야구 12개 구단 모두 2~3점대 팀 평균자책점을 유지했다. 팀 타율 2할6푼을 넘긴 팀은 소프트뱅크와 세이부 라이온즈 두 팀뿐이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 한신 타이거즈, 히로시마 카프, 요코하마 DeNA, 오릭스 버팔로스가 2할4푼대에 머물렀다. 호쾌한 타격보다 안정적인 투수력을 중시하는 일본야구다.
또 외국인 선수 가용폭이 넓은 일본 프로야구는 부진한 선수를 오랜 시간 기다려주지 않는다. 언제든지 대체가 가능하다. 외국인 타자 1명만 바라보는 KBO리그와 다르다.
올해 KBO리그 평균자책점 1위팀 NC가 4.26, 꼴찌 kt 위즈가 5.56을 기록했다. 5개 구단의 팀 타율이 2할8푼대 이상이었고, 1위 삼성은 3할2리를 기록했다. 소프트뱅크의 주축타자 이대호가 테임즈의 '무시무시한 기록' 앞에서 초라해지는 이유다. 물론, 파워를 앞세운 외국인 타자들이 세밀한 일본야구에 적응하지 못한 이유도 있다. 비슷한 기량의 선수가 양리그로 유입된다고 보면, KBO리그의 진입 장벽이 훨씬 낮다고 봐야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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