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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 프리미어12 우승으로 ‘세대교체’ 성공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5-11-23 08:41


조상우

지난 21일 도쿄돔 프리미어 12 결승전. 한국이 미국에 8:0으로 앞선 9회말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조상우였습니다. 그는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9회말을 완벽하게 틀어막았습니다. 2사 후 대타 마틴을 3구 삼진 처리한 조상우는 포수 강민호와 함께 우승의 감격을 만끽했습니다.

9회말 조상우의 등판은 의외였습니다. 8회말 1사 후 등판한 정대현에 이어 9회말에는 이현승이 마운드를 물려받을 것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입니다. 이현승이 포스트시즌부터 많은 경기에 등판했기 때문에 큰 점수 차에서 아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승의 영광을 만끽하는 순간을 대표팀 막내 조상우가 차지한 것은 상징적인 선택이기도 했습니다. 즉 한국 야구의 세대교체를 알린 것입니다.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은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역대 최강 타선 구축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성적은 참혹했습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야구는 젊은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소집해 세대교체를 도모했습니다. 목표인 금메달을 차지했지만 결승에서 맞붙은 대만을 제외하면 어려운 상대는 없었습니다. 일본은 자신들의 관례대로 아시안게임에 프로 선수가 아닌 사회인 야구 선수 위주의 대표팀을 구성했기 때문입니다.

프리미어 12를 앞두고 한국은 다시 젊은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했습니다. 부상과 도박 파문 등으로 인해 검증된 선수들이 승선하지 못한 이유도 있었습니다. 최고참 정대현을 제외하면 전원이 80년대 이후에 출생한 선수들이었습니다. 국제대회 경험 부족으로 인해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세대교체를 위해 선택된 젊은 선수들이 과연 일본의 정예 대표팀과 맞붙어 승리할지 의문 어린 시선이 있었습니다.

일본 또한 40대 사령탑 고쿠보 감독이 이끄는 젊은 대표팀으로 세대교체를 도모했습니다. 따라서 숙명의 일본전은 한국 야구의 현주소를 알려주는 바로미터와 같았습니다. 8일 삿포로돔에서 개최된 개막전에서 일본에 0:5로 완패해 우려는 현실이 되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개막전 패배가 보약이 된 한국은 토너먼트에서 쿠바, 일본, 미국을 연파하며 당당히 우승 트로피를 안아 올렸습니다. 특히 준결승 일본전에서는 0:3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던 9회초 대거 4득점해 기적의 역전승을 일궈냈습니다. 이날 경기를 비롯해 대회 내내 철벽 마운드를 구축한 불펜 투수들의 활약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롱 릴리프 역할을 맡은 차우찬의 연이은 호투는 눈부셨습니다.

프리미어 12을 통해 한국은 젊은 선발 투수의 육성이라는 과제를 떠안았습니다. KBO리그의 타고투저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스트라이크존과 공인구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프리미어 12 우승을 통해 한국 야구는 세대교체가 성공적이었음을 입증했습니다. 2017년 3월로 예정된 WBC에 대한 전망을 밝혔습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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