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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조상우(21·넥센)가 마지막 투수로 올라갔을까.
대표팀은 미국을 상대로 경기 초반 대량 득점에 성공, 일찌감치 주도권을 잡았다. 선발 투수 김광현이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 승리 요건을 갖췄다.
김인식 감독은 김광현을 내리고 '필승조'를 차례로 가동했다. 그동안의 경기에서 처럼 우완 임창민, 좌완 차우찬 그리고 '잠수함' 정대현 순으로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 선방했다.
그런데 김인식 감독의 선택은 '젊은' 마무리 조상우였다. 구속 150㎞ 이상을 뿌리는 조상우는 넥센의 차세대 마무리 투수다. 향후 국가대표팀에서도 마지막으로 뒷문을 단속할 가능성이 높다.
김인식 감독은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것이다. 조상우는 지난 15일 미국과의 조별예선전(2대3 연장 승부치기 패) 등판 이후 그동안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조상우라면 마지막 1이닝을 힘으로 밀어붙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미국의 9회 타순을 봤을 때 힘있는 우타자들이 연속으로 대기하고 있었다. 좌완 이현승 보다 힘을 앞세운 조상우로 끝을 보는 선택을 했을 수 있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는 처음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들이나 나이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조상우가 태극마크를 달고 결승전의 마지막 타자를 처리하는 건 큰 의미가 있다. 점수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의 마무리는 세이브 요건을 갖추지 않기 때문에 기록적인 의미는 없다. 만약 1~2점차로 근소하게 리드한 상황이었다면 경험이 풍부한 이현승에게 마지막을 맡겼을 가능성이 높다.
조상우의 등판은 앞으로 성장하는데 있어 돈주고도 절대 할 수 없는 귀한 경험이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조상우는 큰 탈이 없는 한 앞으로 길게는 10년 이상 국가대표를 달 수 있는 차세대 대표팀 클로저 중 한 명이다. 조상우의 성장은 대표팀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당장 2017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 기다리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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