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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프리미어 12 준결승 일본과 한국의 경기가 열렸다. 9회초 무사 만루서 이대호가 2타점 적시타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도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1.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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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돔의 새 영웅은 이대호(소프트뱅크 호크스)였다.
0-3으로 끌려가던 한국 대표팀은 9회초 무사 1,2루서 정근우의 적시타와 김현수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 점차로 따라붙은 뒤 계속된 만루 찬스에서 이대호의 2타점 적시타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대호는 일본의 바뀐 투수 마쓰이 히로토시를 상대로 볼카운트 2B1S에서 4구째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으로 떨어지는 136㎞짜리 포크볼을 그대로 잡아당겨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터뜨렸다.
이날 SBS 현지 중계 해설을 맡은 이승엽이 9회 만루 상황에서 "이제는 새로운 영웅이 탄생하는 순간이 됐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낸 직후 김현수의 밀어내기 볼넷이 나왔고, 이어 이대호의 짜릿한 역전 결승타가 터졌다. 일본 오타니에 눌려있던 한국 타선은 9회초 폭발하는 과정에서 불굴의 집중력을 발휘했고 이대호가 그 정점을 찍었다.
이대호는 이번 프리미어12 앞선 6경기에서 타율 2할3푼8리, 1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조별리그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0-1로 뒤진 7회 좌월 역전 투런홈런으로 결승점을 뽑아낸 것을 빼면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특히 지난 8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이대호는 9회 좌전안타를 치기 전까지 삼진 두 차례, 병살타 한 개를 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이대호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당시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0-5로 뒤진 9회 선두타자 이대호가 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대주자로 바꾸지 않고 그대로 경기에 남겨 놓은 것도 혹시나 돌아올 타석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이날 일본과의 경기서도 대표팀의 운명은 이대호의 방망이에 달려 있었다. 특히 일본 투수들을 가장 잘 알고, 일본전을 가장 뜨겁게 벼르고 있던 이대호였다. 그러나 일본의 에이스 오타니는 너무도 강했다. 이대호 역시 2회 첫 타석에서 왼쪽 팔꿈치에 사구를 맞은 것 빼놓고는 제대로 방망이를 돌리지 못했다. 5회에는 137㎞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7회에는 3루수 땅볼로 아웃됐다.
9회초 정규이닝 마지막 타석. 숨죽이고 기다리고 있던 한국 대표팀 덕아웃을 일으켜 세운 것은 이대호였다. 이대호가 국제무대에 처음으로 출전한 것은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이후 대표팀 단골 멤버로 출전해 온 이대호가 날린 가장 짜릿한 타구가 이날 일본 야구의 '심장부' 도쿄돔에서 터진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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