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스토브리그에서 한화 이글스는 꽤 통크게 지갑을 열었다. 외부 FA로 배영수와 권 혁, 송은범을 영입했는데, 올해는 권 혁 외에는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FA는 장기적 투자다. 배영수와 송은범이 올해 부진했다고 당장 '실패한 FA영입'이라고 평가하는 건 성급하다. 남은 기간에 몸값에 걸맞는 활약을 할 가능성도 남아있기 때문. 더 두고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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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김태균은 어느 팀에서나 탐을 낼만한 선수다. 꾸준함과 정확도, 그리고 파워까지. 타자가 갖춰야 할 덕목을 두루 갖췄다. 2001년 한화에서 프로에 데뷔한 김태균은 올해까지 일본 진출기간 2년(2010~2011)을 뺀 통산 프로 13시즌을 모두 한화에서만 뛰었다. 그 기간 동안 1509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3할2푼에 1635안타 253홈런 1021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은 5할2푼9리에 출루율은 4할2푼6리나 된다. 누적 기록이 묘사하는 타자 김태균은 '체력이 안정적으로 뒷받침 돼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면서 정확성과 장타율, 선구안을 두루 갖춘 선수'다.
이런 선수를 탐내지 않을 감독이나 팀은 없다. 반대로 한화로서는 김태균같은 선수를 놓치면 안된다. 게다가 김태균은 한화 이글스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연고지역 출신(천안)으로 어린시절부터 한화의 상징이 돼 온 인물이다. 김태균을 다른 구단에 내준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한화는 다른 의미에서 고민이다. 김태균을 잡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김태균과 새로운 FA계약을 맺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비용이 지출된다. 이러면 별도의 외부 FA영입은 생각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김태균을 놔주고 그 FA보상액으로 여러명의 다른 선수를 데려오는 건 현실적이긴 해도 팬 정서나 구단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여러모로 고민이 많은 한화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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