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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열린 FA시장과 한화의 딜레마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11-19 09:25


지난해 스토브리그에서 한화 이글스는 꽤 통크게 지갑을 열었다. 외부 FA로 배영수와 권 혁, 송은범을 영입했는데, 올해는 권 혁 외에는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FA는 장기적 투자다. 배영수와 송은범이 올해 부진했다고 당장 '실패한 FA영입'이라고 평가하는 건 성급하다. 남은 기간에 몸값에 걸맞는 활약을 할 가능성도 남아있기 때문. 더 두고봐야 한다.


한화와 삼성의 2015 KBO 리그 경기가 2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예정된 가운데 양팀 선수들이 훈련을 펼쳤다. 한화 김태균과 삼성 박석민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9.29/
그런데 올해 FA시장에서 한화는 꽤 애매한 입장에 서 있는 듯 하다. 내년 시즌 성적 향상을 위해서는 외부 FA 영입을 다시 한번 더 노려볼 만 한다. 현재로서는 마음껏 지갑을 열기가 망설여진다. 내부 FA단속에만도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부 FA를 잡지 않을수도 없다. 그 '내부 FA'가 바로 팀의 얼굴인 김태균이기 때문이다.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한화의 딜레마는 바로 이 시점에서 발생한다.

올해 FA 자격을 얻은 선수는 총 24명이다. 물론 이 대상자들이 전부 FA를 선언하고 시장에 나오지는 않는다. 이미 SK 와이번스의 박진만같은 경우는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그래도 꽤 탐나는 선수들이 풀릴 듯 하다. 일단 눈이 가는 인물은 투수 중에서는 선발 송승준과 불펜 정우람 윤길현, 마무리 손승락 정도로 볼 수 있다. 타자 중에서는 대어가 풍년이다. 김현수와 오재원 박석민 김태균 이범호 유한준 이택근 박정권 박재상 정상호 등 당장 팀의 핵심 타자가 될 인물들이 즐비하다.

이 가운데 김태균은 어느 팀에서나 탐을 낼만한 선수다. 꾸준함과 정확도, 그리고 파워까지. 타자가 갖춰야 할 덕목을 두루 갖췄다. 2001년 한화에서 프로에 데뷔한 김태균은 올해까지 일본 진출기간 2년(2010~2011)을 뺀 통산 프로 13시즌을 모두 한화에서만 뛰었다. 그 기간 동안 1509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3할2푼에 1635안타 253홈런 1021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은 5할2푼9리에 출루율은 4할2푼6리나 된다. 누적 기록이 묘사하는 타자 김태균은 '체력이 안정적으로 뒷받침 돼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면서 정확성과 장타율, 선구안을 두루 갖춘 선수'다.

이런 선수를 탐내지 않을 감독이나 팀은 없다. 반대로 한화로서는 김태균같은 선수를 놓치면 안된다. 게다가 김태균은 한화 이글스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연고지역 출신(천안)으로 어린시절부터 한화의 상징이 돼 온 인물이다. 김태균을 다른 구단에 내준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러나 문제는 김태균의 엄청난 몸값이다. 15억원이나 된다. 이게 딜레마를 만들어내고 있다. 외부 구단에서도 워낙에 높은 김태균의 연봉 때문에 선뜻 영입을 꺼린다. 아예 김태균을 배제하고 다른 선수들에 주력하는 경향도 포착되고 있다. 탐이나는 매물이긴 하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한화는 다른 의미에서 고민이다. 김태균을 잡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김태균과 새로운 FA계약을 맺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비용이 지출된다. 이러면 별도의 외부 FA영입은 생각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김태균을 놔주고 그 FA보상액으로 여러명의 다른 선수를 데려오는 건 현실적이긴 해도 팬 정서나 구단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여러모로 고민이 많은 한화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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