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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호, 우익수는 누구의 땅인가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5-11-05 03:35


소속 팀에서 몇 년째 우익수로 맹활약하고 있는 손아섭(왼쪽)과 나성범. 스포츠조선 DB.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4일 쿠바와의 슈퍼시리즈에서 6대0으로 완승했다. 에이스 김광현(3이닝 무실점)과 이대은(4이닝 무실점)의 호투 속에 야수들의 집중력이 좋았다. 박병호, 김재호를 제외한 선발 전원이 안타를 때렸고, 처음 맞붙는 쿠바 마운드를 두들겨 12안타를 뽑아냈다. 쿠바가 A급 투수들 등판시키지 않았다 해도 선수들의 경기 감각은 우려했던 수준이 아니었다.

관심을 모은 우익수 자리에는 손아섭이 선발 출전했다. 김인식 감독은 1번 이용규(중견수)-2번 정근우(2루수)-3번 김현수(좌익수)-4번 박병호(1루수)-5번 손아섭(우익수)-6번 나성범(지명타자)-7번 황재균(3루수)-8번 강민호(포수)-9번 김재호(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최근 끝난 재팬시리즈에서 MVP에 오른 이대호가 오른 손바닥 통증을 느끼며 손아섭, 나성범이 동시에 출전할 수 있었다.

이번 대표팀은 사실상 우익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이 확실한 주전 체계를 갖췄다. 윤석민, 양현종이 부상으로 빠지고 임창용 윤성환 안지만 등이 원정 도박 파문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마운드가 걱정일 뿐, 타선은 어느 팀과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다. 그런데 우익수 포지션은 장고를 거듭해도 확실하게 힘을 실어줄 만한 선수가 없다. 손아섭과 나성범의 기량이 엇비슷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톱타자 후보로 거론된 민병헌도 주포지션이 우익수다. 그리고 이들은 약속이나 한 듯 쾌조의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다.

이날 손아섭은 0-0이던 1회 2사 1,2루에서 중전 안타로 결승타를 날렸다. 나성범은 2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민병헌은 경기 중반부터 등장해 2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대표팀은 앞으로 이대호가 통증에서 회복하면 프리미어12 개막전부터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누굴 우익수로 내보내야 하나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그래도 일단 타선의 좌우 밸런스를 볼 때 손아섭과 나성범이 유리하다. 김현수-박병호-이대호가 중심 타선을 꾸리고 7번 자리에 황재균이 들어간다고 가정했을 때 6번 타순에는 좌타자가 들어가는 게 이상적이다. 이럴 경우 손아섭이 컨택트 능력에서 앞서고 나성범이 파워 면에서 우위를 보인다. 손아섭은 KBO리그에서 배트 스피드가 가장 빠른 타자, 나성범은 올 페넌트레이스에서 28홈런에 135타점을 올렸다. 다만 수비는 나성범이 조금 더 낫다는 게 중론이다. 어깨는 비슷하지만 타구 판단에서 차이가 난다.

그렇다고 민병헌에게 기회가 없는 건 아니다. 그는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우익수를 맡아 19타수 10안타, 타율 5할2푼6리의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3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변수는 앞서 밝힌 오른손 타자라는 점. 그가 6번에 포진할 경우 4번부터 9번까지 줄줄이 우타자인 탓에 상대가 갖는 부담감이 덜 할 수 있다. 그래서 김인식 감독도 "이용규, 정근우와 함께 민병헌을 톱타자 후보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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