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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병상련' 심창민-함덕주. 양 팀 사령탑의 생각은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5-10-28 10:53


두산 함덕주(왼쪽)-심창민. 스포츠조선 DB.

144경기의 여파인가. 어린 투수들이 보이는 경험 부족 때문일까.

한국 프로야구를 이끌어 갈 20대 šœ은 투수들이 큰 경기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제2의 임창용 소리를 듣는 심창민(22·삼성), 두산의 미래라고 불리는 함덕주(20·두산)가 한국시리즈에서 연거푸 난타 당하고 있다. 단순히 1경기 부진은 아닌 듯 하다. 표정에서부터 부담감에 짓눌려 있다는 게 중론이다. 그리고 이런 둘은 보는 사령탑의 마음은 애가 탄다. 마운드 운용이 쉽지 않다.

심창민은 차우찬과 더불어 이번 시리즈에서 할 일이 많다. 주축 투수 3명이 엔트리에서 한꺼번에 빠져 있기 때문에 류중일 삼성 감독은 "마무리는 심창민과 차우찬, 더블 스토퍼 체제다"고 했다. 하지만 26일 팀이 9-8로 역전한 8회초 1사 후 마운드에 올라 안타 2개를 잇따라 얻어 맞고 차우찬에게 바통을 넘겼다. 김현수의 안타는 빗맞은 타구였다고 해도 상대 타선을 힘으로 제압하지 못했다. 다음날은 더 불안했다. 0-4로 뒤진 7회 등판해 선두 타자 9번 김재호를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 시켰다. 또 희생 번트를 시도하던 후속 허경민을 야수 선택으로 살려주며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당시 삼성 포수 이지영은 1루로 던지라는 사인을 했다. 그러나 의욕이 앞서며 타구를 잡자마자 2루로 공을 던졌다. 2번 박건우는 볼넷, 3번 민병헌은 우익수 희생 플라이. 심창민은 1점을 내준 뒤 백정현과 교체됐다.

함덕주는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잘 던졌지만, NC와의 플레이오프 2경기에 등판해 1이닝 3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졌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45.00. 8명의 타자에게 5개의 안타를 허용했고 볼넷이 2개, 폭투도 한 차례 범하는 등 흔들렸다. 그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팀이 8-4로 앞선 7회 무사 1루에서 대타 배영섭에게 사구를, 나바로에게는 중월 3점 홈런을 허용했다. 풀카운트에서 던진 직구가 바깥쪽 낮은 코스로 제대로 들어간 듯 했지만, 그 공을 나바로가 대포로 연결했다. 이후 최형우는 3루수 플라이, 5번 박석민은 볼넷. 이후 노경은 이현승 등 선배들이 나왔으나 경기가 뒤집혔다. 이날 성적은 ⅓이닝 1피안타 1볼넷 1사구 3실점(2자책)이다.

누구보다 선수 본인이 가장 답답하겠지만, 양 팀 사령탑의 속도 까맣게 타 들어간다. 정규시즌 때의 피칭만 하면 문제가 없을 듯 한데, '하던 대로'가 쉽지 않다. 그래도 일단 신뢰도가 밑바닥까지 떨어진 것은 아니다. 결국 이 선수들이 해 줘야 팀도 사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류중일 감독도 한국시리즈 2차전이 끝난 뒤 "내가 시리즈 전부터 너무 부담을 많이 준 것 같다. 그래도 심창민이 그 부분을 뛰어넘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3차전부터 (대구보다 큰) 잠실로 가면 나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 선수들을 얘끼하며 '모습'이라는 단어를 즐겨 쓰는 김태형 감독도 "(함)덕주가 마운드에서 자기 모습이 안 나온다. 자신이 없어 보여서 고민이 된다"면서도 결국 일어나 주길 바라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이번 한국시리즈가 7차전까지 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두 팀 불펜 사정상 일방적으로 한 팀이 우위를 점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심창민과 함덕주 중 먼저 제 공을 뿌리는 쪽이 우승에 다가설 공산이 크다. 지금은 굳이 필승계투조 일원이 아니더라도, 지고 있는 상황에서 깔끔한 피칭만 선보인다면 팀은 힘을 얻게 된다. 양 팀 사령탑이 노리는 것도 바로 그 부분이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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