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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꼬여가는 KS. 선발야구가 안된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5-10-28 10:18


삼성 라이온즈의 강력한 선발진이 한국시리즈에서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피가로가 한국시리즈 1차전서 4회초 강판되는 모습. 대구=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26.

삼성 라이온즈가 올해 정규시즌 우승도 우승하며 5연패를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강력한 타선과 함께 든든한 선발진이었다.

불펜에 안지만과 임창용 외엔 확실한 믿음을 주는 투수가 없다보니 선발을 길게 던지게 해야했다. 선발이 잘 막아주는 가운데 타선이 터지면서 경기를 잡는 경우가 많았다. 선발이 일찍 내려가면 중간 계투조가 추가점을 헌납하며 맥없이 지는 경우가 있었다. 즉 선발이 막느냐 못막느냐에 따라 경기의 흐름이 크게 달라지는 팀이었다.

삼성은 팀내 주축 투수들이었던 윤성환과 안지만 임창용 등 3명을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두산과의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있다. 선발과 뒷문 모두 불안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삼성 류중일 감독은 선발로 이 위기를 타개하려고 했다. 탈삼진왕 차우찬을 롱 마무리로 배치하고 피가로-장원삼-클로이드 등 3명의 남은 선발로 두산을 상대하는 방안을 짰다. 선발들이 정규시즌처럼 6이닝 이상을 완벽하게 막아주고 그사이 타선이 터진다면 중간계투의 불안감을 없애고 차우찬이 잘 마무리를 할 수 있다고 봤다. 류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선발 야구를 하겠다"라고 선발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허나 한국시리즈 1,2차전은 류 감독의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1차전에선 완벽한 피칭으로 첫승을 따 줄것으로 예상했던 에이스 피가로가 무너졌다. 1회부터 허경민에게 솔로포를 맞는 등 2점을 주더니, 안정될 것으로 여겨던 2회엔 집중타를 허용하며 3점을 내줬다 결국 4회초 1사후 마운드에서 내려갈때까지 무려 6점이나 줬다. 정규시즌에서는 KIA 나지완에게 헤드샷을 던져 퇴장당한 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5이닝도 아닌 6이닝 이상을 던졌던 피가로인데 5회도 못버티고 물러나는 모습은 분명 충격이었다. 그래도 막판 상대 실책에 편승해 승리를 챙기는 행운이 따라 피가로 충격이 가시는듯 했다.


두산과 삼성의 201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경기가 27일 대구구장에서 열렸다. 5회초 2사 1, 2루 두산 박건우의 타구에 발목을 맞은 삼성 장원삼이 주저 앉아있는 가운데 트레이너가 상태를 살피고 있다.
두산은 선발투수로 PS 2승을 기록한 니퍼트를 내세웠다. 삼성은 시즌성적 10승 9패 방어율 5.80의 장원삼을 선발로 내세웠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10.27/
2차전 선발 장원삼도 아쉽기는 마찬가지. 시즌 중 부진을 겪었던 장원삼이지만 후반엔 좋은 모습을 보였고,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보였기에 두산 니퍼트와의 치열한 투수전을 기대했다. 4회까진 팽팽했으나 5회에 무너졌다. 박건우의 타구에 왼발 뒷꿈치를 맞는 부상을 당하면서도 마운드를 지켰지만 민병헌 김현수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결국 4점이나 내줬다. 팽팽하던 저울이 기울어지며 1차전 역전승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삼성 선발진은 5명이 모두 두자릿수 승리를 올리는 프로야구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누가 나와도 마찬가지일 것 같지만 상대 타자가 느끼는 어려움의 정도는 다르다. 삼성은 피가로 윤성환 차우찬 등 3명이 장원삼 클로이드보다 상대적으로 위협적이었다.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이 나오지 않았다면 삼성은 피가로-윤성환-차우찬-장원삼(혹은 클로이드)으로 4선발 체제를 갖췄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하지도 못했던 사건이 터졌고, 2,3선발이 빠지고 1,4,5 선발로 꾸리게 됐다. 4차전 선발도 이젠 어렵게 됐다. 당초 정인욱을 머릿속에 그려 넣었던 류 감독은 2차전 패배후 "4차전 선발은 피가로와 장원삼까지 고려하겠다"라고 했다. 2차전 선발이었던 장원삼을 이틀 휴식후 다시 등판시키는 것은 무리다. 그만큼 비상사태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듯.

3차전 선발 클로이드가 중요해졌다. 휴식기 동안 체력을 보충하고 시즌 초반의 구위를 보여준다면 기대할만하지만 또다시 무너진다면 삼성으로선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클로이드는 6월까지는 6승4패, 평균자책점 3.42로 좋았지만 7월 이후 15번의 등판에선 5승7패에다 평균자책점도 7.04로 치솟았다. 퀄리티스타트도 세번 뿐이었다.

꼬여가는 삼성의 한국시리즈. 선발이 다시 풀어줘야 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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