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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전 피가로? 장원삼?' 조급한 류중일 감독?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10-28 09:01


26일 오후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과 삼성의 경가 열렸다. 6회초 무사 1루서 삼성 류중일 감독이 정수빈의 사구 때 나광남 주심에게 항의하고 있다.
대구=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26.

"피가로, 장원삼까지 생각해보겠다."

평소 매우 신중하고, 무리수가 없는 감독으로 정평난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 이 류 감독의 힘으로 삼성은 정규시즌-한국시리즈 4연패를 이룩했다. 그리고 올해 대망의 5연패에 도전한다.

하지만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도박 스캔드로 인해 팀 중심 투수 3명을 잃었다. 이 3명 중 토종 선발 에이스인 윤성환이 포함돼 충격이 컸다. 삼성의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은 늘 외국인 선수가 아닌 윤성환이었다. 류 감독의 신뢰가 얼마나 컸나 알 수 있는 대목.

그래서일까. 류 감독이 조금은 조급해 보이는 장면들이 연출되고 있다. 1차전 두산 정수빈의 부상 장면. 정수빈이 번트를 시도하다 박근홍이 던진 공에 왼 검지를 강타당했는데, 류 감독은 번트를 시도하다 맞아 파울이 아니냐는 항의를 했다. 정수빈이 나가면 6회 4-6 상황서 무사 1, 2루가 되는 상황이라 승부처였기에 이해는 하지만, 류 감독이 얼굴이 시뻘개져가며 심판진에 항의를 하는 모습은 평소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그리고 2차전 패배 후 다가오는 4차전 선발 얘기를 하며 피가로, 장원삼 얘기를 꺼냈다. 류 감독은 "3차전은 클로이드인데, 4차전은 더 생각을 해봐야할 것 같다"고 했다. 사실 삼성의 4차전 선발은 정인욱이 내정돼있었다. 단, 3차전 종료 후 밀리는 결과가 나오면 차우찬을 투입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2차전 종료 후 "피가로와 장원삼의 투구수가 많지 않았다. 4차전 투입도 생각해볼 것"이라고 했다. 피가로는 1차전 82개의 공을 던졌고 장원삼은 2차전 90개의 공을 던졌다. 결고 적은 투구수가 아니었다.

먼저 장원삼. 4차전에 나서게 된다면 이틀을 쉬고 다시 던지는 것이다. 아무리 단기전이라지만 쉽지 않은 스케줄이다. 피가로는 3일을 쉬는 일정이고, 투구수도 장원삼보다 적었기에 더 나을 수 있다. 하지만 신중해야 한다. 피가로의 1차전 구위를 보면 정규시즌 전반기 잘나갈 때의 모습이 아니었다. 류 감독은 긴장한 탓이라고 설명했지만, 구위가 확실히 떨어져 보이는 모습이었다. 두산 타자들이 마치 연습 타격을 하듯 받쳐놓고 타격을 하는 모습. 오랜 기간을 쉬고 나와 던진 경기 구위가 그랬는데, 3일 휴식 후 나서는 경기에서 피가로가 갑자기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힘들다.

현장 감독은 결과를 놓고 엄청난 압박감을 받는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라는 말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래서 단기전 감독들의 운명이 갈린다. 예상치 못했던 수가 승부수가 될 수도 있고 무리수가 될 수도 있다. 과연 류 감독이 어떤 판단을 내리게 될까. 물론, 중요한 건 4차전에 앞서 열리는 3차전을 승리해야 한다는 것. 그렇게 되면 조금은 여유가 생길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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