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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데이에서 가장 즐거운 것은 선수와 감독간의 입담 대결이다. 먼저 상대에게 자극하는 발언을 하면 상대편이 곧바로 응수하는 즉흥적인 '썰전'은 팬들에게 큰 재미를 안기고 팀 사이에도 묘한 긴장을 흐르게 한다. 미디어데이를 통해 시리즈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진다.
류중일 감독이 "김태형 감독이 골프를 잘친다고 하니 시리즈가 끝나고 스포츠조선에서 개최하는 야구인 골프대회에서 같이 쳐보고 싶다"고 하자 김 감독은 "야구만 이긴다면 골프는 져도 좋다"라고 응수하기도
김현수는 2년전 한국시리즈와 올시즌이 다른 점을 묻자 "외국인 투수가 올해는 1명밖에 없는 것과 내가 병살을 안친다는 것"이라며 자신을 스스로 험담하며 웃음을 유발했다. 김현수는 또 5차전을 예상한 이유에 대해 "대구로 내려오기 싫다. 버스 이동은 너무 힘들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또한번 웃음을 샀다.
박석민이 올시즌 정규리그 미디어데이에서 했던 우승 공약(김상수와 구자욱이 옷을 벗는다)에 대해 "자욱이가 우승만 하면 팬티도 벗을 수 있다고 했다"는 발언으로 깜짝 놀라게 했으나 이외엔 크게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은 별로 없었다. 삼성에 대한 질문은 아무래도 선수가 빠지는 것에 대한 전력 변화에 대한 것이 많았고, 류 감독과 선수들은 대부분 모범적인 답변을 이었다. 그래도 밝은 모습을 보였던 삼성인데 엔트리에서 빠지는 선수를 지금 말해줄 수 있냐는 질문에 류 감독은 웃음기가 가신 얼굴로 "지금 밝힐 수는 없다"라고 했다.
PO에서 2위 NC를 역전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라온 두산의 유쾌함과 1위지만 주축 투수 3명이 빠지며 전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통합 5연패에 도전해야하는 삼성의 진지함. 분위기는 달랐지만 같은 것은 우승에 대한 열망이었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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