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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최대고민, 유희관은 KS에서 살아날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5-10-25 11:11


한국시리즈에서 '느림의 미학'을 다시 볼 수 있을까.


2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NC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3회초 1사 1,2루서 NC 테임즈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두산 유희관이 교체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21.
두산 베어스가 2년만에 한국시리즈에 다시 오르는 과정에서 좌완투수 유희관은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3차전 1경기에 선발로 나와 4이닝 동안 7안타 3실점으로 평균자책점 6.75에 1패만 기록했다.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더 안좋았다. 역시 3차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불과 2⅓이닝 만에 6안타 4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평균자책점은 15.43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 두산에서 유희관이 해낸 업적은 실로 대단하다. 근본적으로 두산이 포스트시즌에 오르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정규시즌에서 유희관은 30경기에 나와 18승5패에 평균자책점 3.94로 팀내 최다승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유희관이 비록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했지만, 비난할 수 없는 이유다. 유희관이 아니었다면 두산은 포스트시즌행을 장담키 어려웠다. 그래서 유희관의 포스트시즌 부진에 대해 비난할 수는 없다.

중요한 건 과거가 아니라 미래다. 페넌트레이스에서의 엄청난 기여도나 준플레이오프에서 플레이오프까지의 극심한 부진은 이미 지나간 일이다. 다시 떠올릴 필요는 없다. 이제는 미래, 즉 한국시리즈에만 초점을 맞춰야한다. 그런 관점에서 유희관은 두산의 키플레이어이자 불안요소라는 두 얼굴을 지녔다.

일단 유희관은 현재 두산 마운드에서 반드시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아줘야 하는 인물이다. 니퍼트와 장원준과 함께 선발 트라이앵글을 구성해줘야 한다. 그를 대체할 선수가 마땅치 않다. 특히나 날짜상으로 볼때 유희관은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로 나서야 한다. 그가 아니라면 두산의 투수 기용전략 자체가 전면적으로 수정돼야 한다. 큰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그래서 유희관의 분발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구위는 마음가짐만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건 아니다. 확실히 포스트시즌에서 유희관은 정규시즌과는 전혀 다른 투수였다. 원래 유희관은 스피드가 아닌 볼끝과 제구력을 활용한 코너워크로 승부하는 투수다. 그래서 유희관의 독특한 스타일은 '느림의 미학'이라는 멋진 표현으로 불렸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이런 유희관의 장점이 나오지 않고 있다. 공도 2~3㎞정도 더 느려진데다 제구력이 흔들리고 있다. 이런 유희관은 타자들에게는 그냥 치기편한 공을 던지는 투수일 뿐이다. 두산 김태형 감독의 고민도 여기서 비롯된다. 반드시 써야 하는 투수지만, 현재 상태라면 결과가 안좋을 것이 눈에 선하다.

여전히 유희관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특유의 넉살과 여유를 잃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유희관이 자신감마저 잃어버린다면 두산으로서는 최악의 재앙이다. 이제는 그 자신감을 마운드 위에서 표출해야 한다. 유희관이 살아나야 두산도 대권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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