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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일본의 한국전 키워드는 몸쪽공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5-10-20 06:15


7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SK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프리미어 12 일본 대표팀 이나바 코치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07.

오는 11월 8일부터 열리는 새로운 야구 국제대회 프리미어12. 일본은 8일 삿포로돔에서 열리는 개막전 상대인 한국 대표팀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다.

대표팀의 이나바 아쓰노리 타격코치(43)와 전력분석원이 한국 선수들을 직접 관찰하기 위해 포스트시즌에 한국을 찾았다.

그들이 말하는 한국전의 키워드는 바로 '몸쪽 공'이다. 한국을 상대하는데 몸쪽공이 키워드인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투수가 던지는 몸쪽 공이다. 올해 KBO리그는 3할 타자가 28명이나 나왔고, 리그 평균 타율도 2할8푼이나 기록해 타고투저를 보였다. 이러한 타고투저의 이유에 대해 일본대표팀 관계자나 한국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코치들은 일치된 의견을 내놨다. 바로 "한국은 몸쪽 스트라이크 존이 좁고, 투수가 몸쪽 공을 잘 활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 한국 투수들이 몸쪽 공을 잘 던지지 않을까. 그 이유에 대해 그들은 "제구력이 부족한 투수가 많고, 전체적으로 선수들간의 사이가 좋아 투수가 타자에게 일부러 과감하게 던지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이나바 코치는 그러나 국제대회에 나오는 한국 투수들은 몸쪽 공을 잘 구사한다고 했다. 이나바 코치는 현역시절 대표팀에 몇 차례 뽑혀 국제대회에 나갔고 당연히 한국 투수들과 많은 대결을 해왔다. 그 중에서 그에게 가장 크게 인상에 남은 몸쪽 공이 있었다고 했다.

"2009년 WBC에서 한국과의 두번째 경기(1대0 한국 승)를 했을 때 첫 타석에서 선발투수 봉중근이 던진 공이 머리 쪽으로 날아와 배트에 맞고 파울볼이 됐어요. 저는 그 후 그 대회에서 타격 밸런스를 완전히 잃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몸쪽에 던진 공 하나가 타자의 인상에 깊게 남으면 그 이후의 타석까지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나바 코치는 포수의 리드가 타자의 리듬에 큰 영향을 준다고 한다. "강민호 포수는 타자에게 몸쪽을 의식하도록 하는 볼배합을 잘하는 포수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구가 좋지 않으면 몸에 맞는 볼이 되는 위험성이 있어 몸쪽으로 던지는게 쉽지 않지만 한국 투수들이 일본 타자가 신경쓰도록 몸쪽 공을 잘 던진다면 일본 타자들에겐 좋지 않은 일이다.


한국 타자들이 몸쪽 공에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일본대표팀 관계자들은 한국팀에 대해 "한국타자들은 어떤 것을 할지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지난 2007년 12월 대만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예선전 때 한국 타자들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그 대회는 8개 팀중 1팀만 베이징 올림픽 본선에 갈 수 있는 중요한 대회였다. 당시 한일전에서 20대였던 이대호나 고영민이 투수가 던진 몸쪽 공을 피하지 않고 몸을 돌리며 맞으려는 모습이 나왔다. 그런 자세는 일본에서 상상 못 하는 일이기에 일본 야구인들이 깜짝 놀랐다.

이번 프리미어12는 그때와 같이 한번만의 승부가 아니어서 그렇게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는 보기 쉽지 않을 듯. 하지만 일본쪽에서는 그 장면이 아직도 강한 인상으로 기억속에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한국 타자에게는 "볼 배합상 몸쪽으로 가까이 던져야 되지만 타자들이 피하지 않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기록지에 나오는 안타나 삼진이 당연히 승부를 좌우한다. 그러나 일본대표팀 관계자들은 기록에 나오지 않는 몸쪽 공이라는 하나의 볼배합이 경기의 흐름에 작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보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다. <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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