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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파트너를 정할 플레이오프가 시작된 가운데 삼성 선수의 해외 원정 도박에 대한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 경찰이 해외원정 도박을 한 정황이 있는 삼성 선수 2명에 대한 계좌추적과 통신내용 확보 등으로 증거를 모으고 있다.
그렇다고 넋놓고 있을 수는 없다. 사안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자칫 프로야구에 크나큰 오점이 될 수 있다. 만약 수사선상에 오른 선수들의 죄가 입증이 될 경우 구단의 위신이 땅에 떨어진다.
특히 그 선수들이 한국시리즈에서 활약해 우승을 한 뒤에 수사 결과가 나올 경우 파장은 더욱 커진다. 삼성의 경우 구단만 아니라 그룹 전체에 악영향을 끼친다.
KBO리그에도 큰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최고의 선수로 어린이들의 우상이 된 이들이 해외 원정 도박을 했다는 것은 프로야구 전체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일이다. 올시즌 KBO리그는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지만 경기수가 늘어난 덕분이었다. 평균관중은 1만명 초반으로 떨어진 상황. 스타급 선수들이 해외진출을 하고 있어 프로야구의 인기가 얼마나 지속될지 불안한데 여기에 스타급 선수들의 도박 사건이 사실로 판명날 경우 팬층 이탈로 이어질 수도 있다.
KBO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강력한 처벌 의지를 밝혀야 한다. 지난 2009년 스토브리그 때 인터넷 도박 사건이 났을 때 KBO는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 삼성 선수 13명을 포함해 총 16명이 인터넷으로 불법 바카라 도박 사이트에 접속해 상습도박을 벌인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고 이중 3명이 500만∼1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때 KBO는 선수들에게 5경기 출전정지에 제재금 200만원, 유소년 야구봉사활동 48시간을 부과했다. 이런 약한 징계가 선수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지 못했고 결국 해외 원정 도박으로 이어졌다.
KBO는 이번 사건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강력한 징계를 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야 한다. 징계위원회에서 징계 수위를 정하게 돼 있지만 일찌감치 강력한 징계 수위를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거짓말로 일관하다가 구단과 KBO에 큰 손해를 입히는 것이 얼마나 큰 일인지 선수들에게 미리 고지를 해야한다.
미리 구단과 KBO에 사실을 밝힐 때와 아니라고 발뺌했다가 경찰 조사 결과 사실로 판명될 경우의 징계 수위를 달리해야한다. 자수를 했을 때 정상참작을 하는 것처럼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 또 징계 수위를 크게 높여 6년전 인터넷 도박 사건처럼 선수들이 약간의 처벌을 받고 다시 돌아와 뛰면서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해야한다.
선수들이 무혐의로 죄가 없는 것이 모두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그러나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제는 소환조사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점점 사건이 구체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시리즈도 점점 다가온다. 삼성과 KBO, 선수들에게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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