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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흔이 밝힌 초구 커브 홈런과 기습 희생번트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10-19 08:36


2015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NC다이노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18일 마산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홍성흔이 5회초 1사후 좌중월 솔로홈런을 치고 동료들이 축하를 받고 있다.
마산=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15.10.18/

"어떻게 그렇게 노려 쳤냐고요?"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18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7대0 완승 후 흐뭇한 표정이었다. 단순히 이겨서가 아니라, 베테랑 홍성흔이 지명타자에 대한 고민을 날려줬기 때문.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김 감독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덕아웃에만 있던 홍성흔이지만 어렵게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3-0으로 앞서던 4회 결정적인 솔로포를 터뜨리며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김 감독은 "성흔이가 움직이면 우리 팀 분위기가 바뀐다"며 앞으로도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인상적인 홈런이었다. 상대 에이스 에릭 해커의 초구 커브를 노렸다. 커브는 노리지 않으면 홈런으로 연결시키기 힘든 구종. 베테랑의 수싸움이 빛났다.

홍성흔은 홈런 장면을 돌이키며 "타격 준비를 위해 덕아웃에서 나가려는데, 박철우 타격코치님께서 초구 변화구가 들어올 것이니 자신을 믿고 노려치라고 하셨다"고 말하며 "나도 대기 타석에서 곰곰이 생각해봤다. 전 타석에서 상대 배터리가 5개의 공 중 4개를 바깥쪽 슬라이더로 던지더라. 내가 변화구에 약점이 있다고 간파한 듯 했다. 그리고 슬라이더를 줄기차게 던졌으니 다른 변화구가 들어올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했다. 그렇게 타석에 섰는데 느린 커브가 그것도 한복판으로 들어오더란다. 공이 수박만큼 보일 수밖에. 확신을 갖고 자신있게 방망이를 돌렸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큰 타구가 나왔고 홍성흔은 포효했다. 프로야구 최초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100번째 안타. 홍성흔은 "좋은 팀을 만나 가을야구를 많이 해 이런 기록도 세웠다"며 웃었다.

더 인상적인 장면은 5회초. 전 타석 홈런을 쳤다. 그리고 준플레이오프 활약이 없었기에 더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았을 것이다. 팀도 4-0으로 이기고 있고, 홈런으로 흥분해 스윙이 커질 상황. 그런데 무사 1루 상황서 아무도 예상치 못한 번트를 댔다. 1루 주자를 2루로 보냈다. 덕아웃에서 후배들이 홈런을 쳤을 때보다 더 큰 박수를 보내며 환호로 맞이했다. 큰 경기 1점을 소중함을 베테랑 선수가 후배들에게 전달한 것이다.

홍성흔은 "그렇게 좋게 평가를 해주면 쑥쓰럽다"고 말하면서도 "6번타자였다. 장타도 좋지만 찬스를 이어주는 역할도 해야하는 타순이었다. 오직 팀이 이길 수 있는 방법만 생각했다"며 "남은 포스트시즌 경기에도 우리팀 선수들이 자신보다 팀을 생각하는 플레이에 집중해줬으면 좋겠다. 물론, 지금도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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