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구장은 어머니 품같은 곳."
이 감독이 꼽은 대구구장에 얽힌 추억은 통산 100홈런을 친 경기와 SK 수석코치로 대구구장을 찾은 날이었다.
이 감독은 "100홈런이 참 드라마틱했다"면서 당시를 회상했다. 1986년 이 감독과 해태 김봉연이 당시 프로야구 개인 통산 첫 100홈런 경쟁을 벌였다. 의미있는 기록이라 당시 100홈런에 승용차가 부상으로 나왔다. 시즌 시작 때 김봉연이 78개, 이 감독이 85개로 이 감독이 100홈런을 먼저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 감독이 허리 부상으로 결장이 잦았고, 그사이 김봉연이 홈런을 치면서 역전했고, 이 감독이 95개를 쳤을 때 김봉연은 97개로 2개를 앞섰다. 그런데 김봉연의 홈런이 97개로 멈췄고, 그때 이 감독의 홈런포가 불을 뿜었다. 8월31일 99호 홈런을 치더니 9월2일 대구에서 빙그레 이글스전에서 대망의 100홈런을 달성했다. 이 감독은 "당시 투수가 왼손인 천창호 선배였다"면서 "감독님의 배려로 1번타자로 나가 1회말 선두타자로 홈런을 쳤는데 그게 장외였다"며 당시의 기쁨을 미소로 표현. 이 감독은 이어 "재미있는게 그 홈런공을 주운 분도 나와 이름이 같은 이만수였다"며 웃었다.
이 감독은 "아이스링크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 연출됐다"면서 "그때도 우리 가족이 다 함께 대구구장에 왔었는데 팬들의 고마움에 눈물을 흘렸다고 하더라"고 했다.
많은 추억을 남긴 대구구장에서의 아쉬움은 팬들에게 우승을 선사하지 못한 것. "준우승만 했고, 그때마다 감독님이 경질됐다. 감독님께도 죄송하고 팬들께도 죄송했다"고 말했다.
전국의 야구팀을 돌며 재능기부를 하고 강연도 하며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이 감독은 "야구선수와 지도자로 다닐 땐 도시들만 다녔는데 이번에 시골도 가보고 하니 한국에 이렇게 좋은 곳이 많았나하고 새삼 놀라게 됐다"며 "다음주엔 제주도에 가서 재능기부를 한다. 진짜 전국을 다 돌게 됐다"며 웃었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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