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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손꼽히는 원투펀치 커쇼-그레인키의 과제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10-01 09:19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가 지난 30일(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완봉승을 따내며 팀의 지구우승을 이끌고 있다. 이날 커쇼는 13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시즌 300탈삼진에 6개를 남겨뒀다. ⓒAFPBBNews = News1

3년 연속 지구 우승을 확정한 LA 다저스의 남은 정규시즌서 가장 주목받는 사안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사이영상을 놓고 두 에이스가 벌이는 '집안 싸움'이 아닐까 싶다. 다저스는 지난 30일(이하 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서 클레이튼 커쇼의 완봉 역투에 힘입어 8대0으로 승리를 거두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정상을 차지했다. 지난 2013년부터 3년 연속 지구 1위에 오른 다저스는 동부지구 1위 뉴욕 메츠와 오는 10일부터 디비전시리즈를 갖는다. 다저스는 5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를 끝으로 정규시즌을 마감하는데, 포스트시즌에 대비해 선수들의 컨디션과 개인기록 관리에 중점을 두고 남은 경기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것은 역시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의 사이영상 경쟁이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은 그레인키(18승3패)와 커쇼(16승7패), 그리고 다승왕을 굳힌 시카고 컵스의 제이크 아리에타(21승6패)를 포함해 3파전 양상이다. 주요 기록을 살며보면 사실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1일 현재 그레인키는 평균자책점(1.68)과 승률(0.857), 이닝당 출루허용 즉 WHIP(0.85) 등 3개 부문 1위다. 커쇼는 탈삼진(294개)과 투구이닝(229) 1위, 평균자책점(2.16)과 WHIP(0.89) 3위에 올라 있고, 아리에타는 다승 1위에 평균자책점(1.82)과 투구이닝(223) 2위, WHIP(0.88) 2위를 마크중이다. 정상 로테이션을 따르면 세 투수 모두 한 번 더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세 선수 가운데 마지막 등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투수는 단연 커쇼다. 시즌 300탈삼진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커쇼는 이날 샌프란시스코전에서 13개의 탈삼진을 추가, 시즌 294탈삼진을 기록했다. 6개만 보태면 지난 2002년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 이후 13년만에 '300K' 고지를 밟는다. 강력한 직구와 낙차 큰 변화구로 무장한 파워피처의 상징인 300탈삼진을 팬들도 기대하고 있다. 300탈삼진은 사이영상 투표 기자단에게 강력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

그레인키는 평균자책점이 인상적이다. 올시즌 내내 평균자책점이 1점대를 넘어선 적이 없다. 1995년 그렉 매덕스의 1.63 이후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커쇼와 아리에타가 불같은 기세로 사이영상 경쟁에 뛰어든 점은 그레인키에게 불리한 부분이다. 후반기 평균자책점만 보면 아리에타 0.80, 커쇼 1.36, 그레인키 2.07이다.

최종 승자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주목할 것은 다저스가 역사상 손에 꼽히는 원투펀치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뉴욕 타임스는 이날 '다저스의 커쇼와 그레인키는 최근 수십년 동안 볼 수 없었던 원투펀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두 선수의 위대함을 조명했다.

신문은 '뉴욕 메츠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 다저스는 원투펀치의 위력을 충분히 이용할 것이다. 커쇼와 그레인키는 현재 뿐만 아니라 최근 수십년 동안 각종 통계에서 가장 뛰어난 수치를 기록했다'며 두 투수를 극찬했다.

신문에 따르면 역사상 한 팀에서 2.50 이하의 평균자책점과 1.00 이하의 WHIP를 동시에 기록한 투수가 2명 나온 것은 지난 1964년 LA 다저스의 샌디 쿠팩스와 돈 드라이스데일이 마지막이다. 그 이전에는 1917년 뉴욕 자이언츠의 프레드 앤더슨과 퍼디 슈업 듀오가 있었다. 최근 주목받은 원투펀치로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2001년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이 꼽힌다. 존슨과 실링은 2001년과 2002년 사이영상 투표에서 2년 연속 1,2위를 차지했다.

다저스는 올해 50여년만에 역사상 손꼽히는 선발 듀오를 구축한 셈인데, 그러나 이들의 정규시즌 성과에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은 절대 아니다. 다저스는 쿠팩스와 드라이스데일이 활약하던 1960년대 두 차례(1963년, 1965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커쇼와 그레인키는 이미 각각 3차례, 1차례 사이영상을 받은 바 있다. 2명의 사이영상 투수를 보유하고도 우승하지 못한다면, 이 역시 역사상 손꼽히는 '아이러니'로 남을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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