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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수상을 하면 안되나. 둘 다 너무 잘하지 않나." 김경문 NC감독 말이 맞다. 박병호(넥센)와 테임즈(NC)의 올시즌 활약을 함축한다. 둘은 역대급 성적을 기록중이다. 둘다 올해 이룬 것만 본다면 역대 MVP 중 다섯손가락 안에 들고도 남음이 있다.
야구계 의견은 분분하다. 토종과 외인, 기록 VS 기록, 다홈런 VS 멀티타격 등 고려해야할 사안이 많다. 타격 타이틀의 강렬함만 놓고보면 일반적으로 홈런>타율>타점이다. 다만 타격 타이틀을 석권한다고 해서 만능은 아니었다. 홈런왕과 타점왕을 동시에 품은 선수가 MVP를 받지 못한 경우도 더러 있었다. 투수쪽도 봐야하고, 특별한 기록이 나오면 그쪽으로 관심이 쏠렸다. 지난해 박병호는 서건창의 역대 최다안타(201안타)에 밀려 MVP를 놓쳤다. 2011년에도 삼성 최형우는 30홈런-118타점으로 홈런-타점 2관왕이었지만 MVP는 17승5패, 평균자책점 2.45로 다승-평균자책점-승률-탈삼진을 석권한 KIA 윤석민에게 돌아갔다.
박병호는 지난 21일 역대 최초 2년 연속 50홈런 고지를 밟았다. 타점 역시 이승엽의 한시즌 최다타점(2003년 144개)을 넘어설 여지가 있다. 경기수가 늘어난 것이 이점이 됐겠지만 어차피 기록이란 경기당으로 따지는 것이 아니니 부질없다. 테임즈 역시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초 40홈런-40도루에 도루 3개만을 남겨뒀다. 7경기만에 도루 1개를 추가했다.
테임즈는 단언컨대 한국프로야구 최고 외국인타자다. 상대를 윽박지르는 파워와 탁월한 선구안을 과시했던 펠릭스 호세(롯데)가 있었지만 베이스러닝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팀 기여도에선 테임즈를 따라가지 못한다. 타이론 우즈(두산) 역시 좋은 용병으로 기억되지만 테임즈급은 아니다.
이제 남은 것은 테임즈의 대기록 달성 여부다. 외국인선수는 아무래도 MVP투표에서 '불이익'을 받아왔다.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희석됐다고는 해도 언제 한국을 떠날 지 모르는 외국선수보다는 같은 성적이라면 한국선수에게 눈길이 더 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투표인단 내에서도 수년째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더 공정해지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오히려 이런 공정성을 너무 앞세우다 역차별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테임즈가 40-40을 달성한다면 모든 논의는 다시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서건창의 최다안타 신기록에 버금가는 핵폭탄급 기록이다. 박병호의 2년 연속 50홈런은 지난해 기록과 더해진 것이기에 올해 MVP 기여도에 포함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같은 논리라면 개인통산 400홈런을 기록한 이승엽이 올해 MVP다. 2년 연속 꾸준함을 보인 성실성에 플러스 점수를 줄 뿐이다. 2년 연속 50홈런을 제쳐두고라도 박병호는 올해 성적만으로 충분히 MVP가 될 자격이 있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보다 더 난감한 질문에 답해야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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