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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차게 다이아몬드를 돈 뒤 홈플레이트를 강하게 내리 찍는 마지막 스텝. 그것이 홍성흔이다.
그러나 올해 홍성흔은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 늘 덕아웃 분위기를 주도했던 그였지만, 타석에만 서면 낯을 들기 힘들 정도로 부진했다. 자연스럽게 말수가 줄었고, 혹시나 팀분위기를 해치지나 않을까 신중한 언행으로 동료들을 배려하기까지 했다. 포수 출신 사령탑 김태형 감독이 지난해말 부임하면서 홍성흔에게 맏형 역할을 기대했으나, 몸과 마음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전날 잠실 롯데전까지 최근 9경기서 1승8패. 두산에게는 반전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7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홍성흔은 2-0으로 앞서 있던 3회말 그랜드슬램을 뿜어냈다. 홍성흔은 2-0으로 앞선 3회말 1사 만루서 롯데 선발 송승준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롯데 선발 송승준을 상대로 볼카운트 1S에서 2구째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119㎞짜리 커브를 그대로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홍성흔의 방망이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4회 1사 1,2루서 중월 2루타를 날려 타점을 추가했고, 6회와 8회에는 각각 좌전안타, 좌측 2루타를 때려냈다. 5타수 4안타 5타점. 홍성흔이 한 경기서 4안타를 친 것은 지난해 8월 8일 잠실 넥센 히어로즈전 이후 약 1년 1개월여만이다. 또 5타점은 올시즌 들어 지난 6월 12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 이어 두 번째. 그러나 당시 NC전에서는 두산이 5대8로 역전패해 빛이 바랬다.
이날 초가을 밤 롯데전은 올시즌 홍성흔에게 가장 빛나는 경기였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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