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는 최근 리빌딩 작업에 들어갔다. 마무리 봉중근(35)이 선발로 보직을 바꿨다. 그는 지난 4일 잠실 kt전을 통해 4년여만에 선발 등판, 4이닝 1실점했다. 전문가들은 속단은 금물이지만 봉중근의 선발 컴백은 2016시즌을 위해 현명한 선택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봉중근의 클로저로서의 경쟁력이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구속이 떨어지고, 봉중근 자신이 매일 불펜 대기하는 걸 힘들어했다.
LG가 2015시즌에 고전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시즌 초반 선발 투수진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류제국과 우규민이 수술 이후 재활로 공백이 생겼다. 둘은 5월 중순에 로테이션에 복귀했다. 두 외국인 선발 소사 루카스를 빼고 확실한 토종 선발 없이 한달 이상이 흘러갔다. 임지섭 임정우 장진용 등으로 버텼지만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LG는 5월초 7연패의 슬럼프에 빠지면서 9위로 떨어졌고, 그 후로 반등하지 못했다.
봉중근의 보직 전환으로 LG의 2016시즌 선발 로테이션은 이미 모양새가 갖춰져 있다.
봉중근이 3년 넘게 맡았던 마무리 보직은 이동현 정찬헌 둘 중에서 맡을 가능성이 높다. 이동현은 KBO리그에서 A급 셋업맨이다. 배짱있는 투구와 탈삼진 능력 그리고 경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동현 카드가 가장 현실적이다. 이동현의 구속이 시즌 후반부로 갈수록 떨어지는 건 불안요소다. 정찬헌은 올해 6월 음주사고로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다. 직구 구위만 놓고 보면 이동현에 밀리지 않는다. 하지만 제구와 경험 그리고 위기관리 능력에서 아직 이동현을 능가할 수 없다. 정찬헌과 임정우가 셋업맨을 맡고 윤지웅 진해수 등이 필승조를 이루면 불펜의 모양새도 그려진다.
|
|
확실한 4번 타자가 없으면 타선은 중심이 잡히지 않게 돼 있다. LG가 타선의 리빌딩을 하기 위해선 그 시작을 4번에 누굴 세울 지를 정하는 것부터 해야 한다. 히메네스와의 재계약 여부도 이 문제와 연관이 있다.
잦은 부상으로 올해 기대치에 부족했던 이병규(7번) 기대주 최승준, 베테랑 박용택 정성훈 이진영에게 내년 시즌에도 큰 기대를 거는 건 리스크가 있는 도박이다. 그렇다고 당장 이 선수들을 전부 뒷전으로 물릴 수도 없다.
따라서 최근 출전 기회를 많이 잡고 있는 서상우 양석환, '이적생' 임 훈, 내야 수비의 핵 오지환, 포수 유강남 등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삼성 구자욱 박해민, 넥센 김하성 고종욱 처럼 강한 임팩트를 주지 못할 경우 LG 야수진의 세대교체는 탄력을 받기가 어렵다.
양상문 감독은 최근 경기를 통해 내년에 쓸 선수들을 경기에 투입, 몇 가지 실험을 하고 있다. 리빌딩은 잡음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가장 건설적인 리빌딩은 선수들간의 경쟁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