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관계자들 사이에 자조섞인 얘기가 있다. "20홈런 타자가 4명이나 되는데... ..." 롯데는 올시즌 20홈런 이상을 기록중인 타자가 4명(강민호 29홈런, 아두치 26홈런, 최준석 25홈런, 황재균 24홈런)이나 된다. 지난 2일 NC전에서 박석민이 20호포를 신고해 20홈런 이상을 때려낸 타자는 모두 19명이다. 삼성이 나바로(36홈런) 최형우(31홈런) 이승엽(25홈런) 박석민(20홈런) 등 4명으로 롯데와 공동 1위, 대표적인 타격의 팀 넥센이 홈런왕 박병호(47홈런) 유한준(21홈런) 스나이더(20홈런) 등 3명이다. NC는 테임즈(38홈런)와 나성범(21홈런), kt는 김상현(24홈런)과 박경수(21홈런) 등 2명이다. SK는 브라운(25홈런), 두산은 김현수(20홈런), 한화는 김태균(21홈런), KIA는 이범호(22홈런)로 각각 1명이다. 유일하게 LG만이 20홈런 타자가 없다. 베테랑 박용택의 14홈런이 팀내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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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현이 마무리로 화려하게 부활한다면 롯데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될 수있다. 최근 7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한 정대현.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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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이렇지만 롯데 타선은 폭발적이라는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다. 두가지 이유 때문이다. 응집력과 찬스에서 몰아붙이는 힘이 부족해 빅이닝을 원활하게 만들지 못한다. 또 하나는 마운드, 특히 불펜이 부실하다보니 롯데의 방망이 활약이 희석되고, 흥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롯데는 린드블럼 레일리 송승준 등 세 명의 선발을 제외하면 나머지 보직은 모두 유동적이다. 기대주 박세웅은 좀더 경험을 쌓아야 하고 이성민도 확실한 마무리감으론 부족하다.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김승회 마무리 카드를 꺼내들었다가 낭패를 본 뒤 시즌 막판까지도 불펜진은 혼돈이다. 건강하지 못한 마무리는 중간계투들을 지켜줄 수 없고, 잘 터지던 방망이도 어느 순간 힘이 빠지게 마련이다.
언드핸드스로 정대현(37)이 롯데의 헝클어진 투타 퍼즐을 맞춰 나갈 수 있을까. 정대현은 오랜 부상 재활 끝에 지난 7월말 1군 무대를 처음으로 밟았다. 예전만 못한 구위, 떨어진 자신감. 정대현 스스로도 "올해는 일단 아프지 않고 던지는데 의미를 둔다"고 했다. 하지만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정대현은 최근 7경기에서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터프 세이브 상황은 많지 않았지만 롯데 불펜진에 점수를 내주지 않고 버티는 선수는 천연기념물 수준이다. 지난 1일 kt전에서는 2사만루 위기를 껐고, 1⅓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거뒀다. 2일에도 팀의 5대1 승리를 지켜내며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올시즌 2승1패2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4.09. 한때 KBO리그 최고 마무리였던 과거 영광을 떠올리면 초라한 성적이지만 5위 희망의 끈을 부여잡고 있는 가장 중요한 순간, 잠수함은 서서히 떠오르고 있다. 롯데는 최근 2연승으로 SK를 8위로 끌어내리며 5위 한화에 2게임 차 뒤진 7위에 랭크돼 있다. 5위싸움에 뛰어들 여지는 충분하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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