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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살의 나이에도 잡아 당겨 홈런을 때리고 있는 이호준. 창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6.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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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가 대단한거지. 정말 잘하는거지."
김경문 NC 감독이 26일 창원 LG전에 앞서 베테랑 이호준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이호준은 전날까지 101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에 19홈런 91타점을 올렸다. 예상을 뛰어넘는 맹활약이다. 다만 지난 19일 허리 통증을 느끼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이날은 모처럼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팀 상승세에 앞장 선다.
우리나이로 마흔 살인 이호준은 한 시즌 최고 장타율이 2003년(SK)의 5할6푼4리다. 그의 나이 스물 여덟 살이던 해였다. 그 뒤는 역시 SK 유니폼을 입고 있던 2004년의 5할1푼3리. 이 즈음이 전성기였다. 그런데 동기들이 대부분 은퇴하고도 몇 년이 흐른 올 시즌, 장타율이 5할2푼4리나 된다. 힘이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이를 두고 타팀 전력분석 팀에서는 "밀어치는데 능한 선수이지만 올해는 잡아 당겨서도 홈런을 때린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 같다"고 평가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의 생각도 비슷했다.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뿐 아니라 왼쪽 담장을 향하는 장타가 늘면서 "정말 잘한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통상 나이가 들면 배트 스피드가 느려진다. 강속구는 물론 몸쪽 직구에 약점을 보이는 타자가 대부분이다. 즉, 밀어치고 싶지만 밀려치기 일쑤고 그럴 수록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줘야 하는 게 이 세계의 법칙이다.
이호준은 19개의 대포 중 잡아 당겨 홈런으로 연결한 타구가 9개다. 중월 홈런은 4개, 우월 홈런이 6개다.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빠른 직구를 보유한 투수를 공략해 왼쪽 담장을 넘긴 점이다. 최대성(kt) 김영민(넥센) 차우찬(삼성)레일리(롯데)탈보트(한화) 등이 희생양이 됐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요즘 '인 앤 아웃' 스윙을 강조하면서 밀어치는 배팅을 강조하는데, 몸쪽으로 들어오는 공은 빠르게 잡아 당겨야 한다. 추신수(텍사스)도 바깥쪽 승부가 많아 좌익수로 향하는 타구가 많았지만 요즘은 몸쪽 승부가 늘면서 잡아당기고 있지 않은가"라며 "캠프에서 몸쪽 공 대비에 대해 한 번 말하긴 했는데, (이)호준이가 이렇게 잘 대처할 줄은 몰랐다. 정말 잘 한다. 베테랑이 이런 타격을 하는 건 정말 대단한 거다"고 웃었다.
창원=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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