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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드래프트의 트렌드는 상위 라운드에서 어느 포지션이 주로 선호됐는가를 놓고 판단할 수 있다.
지난 6월과 7월에 걸쳐 실시된 1차 지명에서는 10개팀 가운데 무려 8개팀이 투수를 뽑았다. 1차 지명과 2차 드래프트 1라운드를 합친 20명 중 14명의 투수가 선택을 받은 셈이다. 이는 지난해 15명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수치다. 지난해 1차 지명에서는 7개팀이 투수를 뽑았다. 물론 지난해 kt가 신생팀 우선 지명권을 행사해 주 권과 홍성무, 두 명의 유망주 투수를 먼저 뽑기는 했다. 이를 포함하면 22명 가운데 17명이 투수라는 의미다.
투수 선호 현상은 왜 변하지 않는 걸까.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또 드래프트에서 야수보다는 유망한 투수를 다른 팀에게 빼앗겨서는 안된다는 경쟁 심리가 작용한다. 다른 팀들의 선택에 앞서 지명권을 행사할 때 유망주 투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부분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kt 조찬관 스카우트 팀장은 이에 대해 "아마추어에서 투수 자원은 최근 약해지고 있다. 이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특히 주말리그를 하기 때문에 투수들의 기량이 전반적으로 하락세다. 주말리그를 하면 잘 던지는 투수 1~2명만을 투입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선수들은 투수보다 타자에 전념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쓸만한 투수층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결국 1차지명과 2차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는 일단 투수들을 먼저 뽑아놓고 하위 라운드에서 필요한 포지션을 보강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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