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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 투수 없다면서 여전히 투수 선호 이유는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08-24 17:09


2016 KBO 신인드래프트가 24일 오후 서울 양재동 The-K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1차 지명에 뽑힌 선수들이 유니폼을 입고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KIA의 김현준은 대회 참가로 인해 아버지가 대신 유니폼을 들고 있다.(오른쪽)
고졸 및 대졸 예정자와 해외 아마야구 출신 선수 등 모두 860여 명이 참가하는 이번 2차 드래프트는 홀수 라운드는 전년도 성적의 역순(kt 1순위), 짝수 라운드는 전년도 성적 순으로 10라운드까지 진행된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8.24/

신인 드래프트의 트렌드는 상위 라운드에서 어느 포지션이 주로 선호됐는가를 놓고 판단할 수 있다.

24일 서울 양재동 The K호텔에서 열린 2016년 KBO 신인 2차 드래프트는 지난해와 비교해 달라진 점이 거의 없었다. 지난해 드래프트와 마찬가지로 투수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다. 특히 스카우트 현장에서 "올해는 투수 중 대어급이 적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음에도 상위 라운드에서 투수들이 대거 선택을 받았다.

kt가 1라운드 1순위에서 LA 다저스 마이너리그 출신 거포 내야수 남태혁을 지명하기는 했지만, 전반적인 선호는 투수쪽으로 몰렸다. 한화, 롯데, LG, NC, 넥센, 삼성 등 6개팀이 1라운드에서 투수를 선택했다. 지난해 드래프트에서는 1라운드 10명중 투수가 8명이었다. 2명이 줄기는 했지만, 1차 지명을 포함하면 투수 선호 현상은 여전했다.

지난 6월과 7월에 걸쳐 실시된 1차 지명에서는 10개팀 가운데 무려 8개팀이 투수를 뽑았다. 1차 지명과 2차 드래프트 1라운드를 합친 20명 중 14명의 투수가 선택을 받은 셈이다. 이는 지난해 15명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수치다. 지난해 1차 지명에서는 7개팀이 투수를 뽑았다. 물론 지난해 kt가 신생팀 우선 지명권을 행사해 주 권과 홍성무, 두 명의 유망주 투수를 먼저 뽑기는 했다. 이를 포함하면 22명 가운데 17명이 투수라는 의미다.

투수 선호 현상은 왜 변하지 않는 걸까.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또 드래프트에서 야수보다는 유망한 투수를 다른 팀에게 빼앗겨서는 안된다는 경쟁 심리가 작용한다. 다른 팀들의 선택에 앞서 지명권을 행사할 때 유망주 투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부분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올해는 특히 투수 자원이 지난해보다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음에도 투수 선호 현상은 변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야구에서 투수가 약해졌다는 것은 결국 운동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타자쪽으로 몰린다는 의미다. 각종 대회에서 투수는 한 팀에 한 두명의 에이스급 말고는 등판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kt 조찬관 스카우트 팀장은 이에 대해 "아마추어에서 투수 자원은 최근 약해지고 있다. 이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특히 주말리그를 하기 때문에 투수들의 기량이 전반적으로 하락세다. 주말리그를 하면 잘 던지는 투수 1~2명만을 투입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선수들은 투수보다 타자에 전념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쓸만한 투수층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결국 1차지명과 2차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는 일단 투수들을 먼저 뽑아놓고 하위 라운드에서 필요한 포지션을 보강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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