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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목동구장에서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펼쳐진다. 경기 전 훈련에 임하고 있는 kt 선수들. kt 이대형이 배팅 훈련에 임하고 있다.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7.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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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형과 박경수의 활약, kt 위즈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져다준다?
프로야구 10번째 구단 kt 위즈. 시즌 초반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지켜보는게 즐거웠다. 장시환, 오정복 등 눈물 젖은 빵을 먹었던 선수들의 반전 스토리도 감동을 줬다. 그러면서 성적도 괜찮아졌다. 최근에는 kt 야구를 보는 또다른 재미를 주는 요소가 있다. 바로, LG 트윈스 출신의 이대형과 박경수가 나란히 만개한 기량을 뽐내고 있는 것이다.
이대형은 최근 리그 최고의 2번타자로 우뚝 섰다. 8월 9경기 41타수 20안타 타율 4할8푼8리를 기록중이다. 5안타 경기 1번, 4안타 경기만 2번이다. 어느새 시즌 타율도 2할9푼7리까지 끌어올렸다. 교타자로 홈런이 없고 테이블세터에 배치돼 타점은 29점에 그치지만 득점은 무려 68점이다. 그만큼 밥상을 잘 차렸다는 뜻이다.
박경수는 장타로 뜨겁다. 9일 SK 와이번스전 멀티홈런으로 시즌 16홈런 고지를 정복했다. 2008, 2009년 8홈런이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었다. 이를 훌쩍 뛰어넘어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더니, 이제는 20홈런도 무난히 달성할 기세다. 박경수는 "10홈런 돌파 이후부터는 보너스라고 생각한다. 큰 욕심 부리지 않겠다"고 했다. 마음을 비우니 더 잘맞나보다. 매시즌 2할 초중반에 그치던 타율도 무려 2할8푼3리다. 20홈런을 기록하는 타자가 2할 후반대 타율을 기록한다면 매우 무서운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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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BO리그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펼쳐진다. kt와 롯데는 시리즈 1승 1패를 기록중이다. 경기 전 훈련에 임하고 있는 kt 선수들. 박경수가 동료들에게 배팅볼을 던져주고 있다.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8.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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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활약이 값진 이유가 있다. 단순히 수치상 성적이 좋아서가 아니다. kt 조범현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팀을 이끌 리더가 마땅하게 보이지 않는다"며 안타까워 했다. 주장 신명철이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팀 전체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또다른 리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덕아웃에서 힘차게 후배들을 독려할 선배가 있어야 하는데, 시즌 초반 팀 성적도 좋지 않고 자신들의 야구에 집중하기 바빠 고참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그래서 두 사람의 활약이 반가운 것이다. 이대형이 83년생으로 32세, 박경수가 84년생으로 31세다. kt는 신생팀으로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이 매우 많다. 그리고 신명철, 장성호, 김상현 등 고참 선수들의 활약이 아직 필요한 팀이다. 이렇게 극과 극으로 갈린 선후배 사이에서 이대형과 박경수가 가교 역할을 하면 팀 분위기가 잡힐 수 있다. 고참 선수들이 큰 틀에서 팀 기반을 잡아주면 두 사람이 소위 말하는 '행동대장'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신-구의 조화가 이뤄질 때 kt의 야구는 더욱 강력해질 수 있다.
조 감독도 이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신명철이 2군에 간 사이 이대형을 임시 주장으로 임명했다. 책임감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사실 "내 야구를 즐겁게 하는게 최우선"이라고 하던 이대형이었는데, 이랬던 이대형도 최근 조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을 정도로 적극적인 팀 플레이어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 감독은 "지고 있어도 어떻게든 살아나가려 하고 그라운드에서 독한 눈빛을 보여주고 있다. 덕아웃에서도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을 달라졌다"고 칭찬했다.
박경수는 원래 리더 기질을 충분히 갖춘 선수다. 다만, 성적이 좋지 못하다보니 선뜻 앞으로 나설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성적을 유지한다면 당당하게 나서도 누가 뭐라 할 수 없다. 두 사람이 팀의 중심을 잡아주면 kt는 내년 시즌 더 끈적한 야구를 보여주며 파란을 일으킬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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