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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없는 롯데 불펜, 어떤 해결책이 최선일까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08-09 08:31


2015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가 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롯데 선수들이 9회초 두점차 패색이 짙어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대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8.08/

마지막 반전 카드이던 정대현도 무너졌다. 이제 롯데는 더이상 살아날 방법이 없는 걸까.

롯데가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4-1로 앞서던 경기를 지키지 못하고 4대6 역전패를 당했다. 8회말 조인성에게 동점 스리런, 김경언에게 역전 투런포를 허용했다. 두 사람에게 홈런을 내준 투수는 정대현이었다.

롯데의 올시즌 고질은 불펜이다. 상대 감독들이 전광판을 보며 "롯데 타선은 정말 상대하기 힘들다"라고 입을 모은다. 선발진도 나쁘지 않다. 조쉬 린드블럼-브룩스 레일리-송승준까지의 3선발이 좋다. 어느팀도 5선발 체제가 완벽한 팀은 없다. 하지만 이런 롯데가 8위에 그치고 있는 이유는 불펜 때문이었다. 시즌 시작부터 지금까지 확실한 마무리도 없고, 필승조라고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는 투수도 없다.

누구에게 일방적인 책임을 돌릴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일단 덕아웃 책임이 있다. 잦은 보직 변경, 그리고 타이밍이 맞지 않는 교체 등이 원인일 수 있다. 이종운 감독은 전반기 좋지 않던 부분을 인정하고 후반기를 앞두며 투수코치를 교체했다. 불펜 잘라가기에 능력이 있는 주형광 코치를 콜업했다. 하지만 그래도 시원치 않다. 여기서부터는 선수들의 책임도 분명 있다. 감독과 코치가 아무리 머리를 싸매 투수를 투입한다 해도, 투수가 나가 맞아버린다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롯데는 후반기 시즌 내내 아껴두던 정대현 카드를 야심차게 꺼내들었다. 정대현의 가세로 불펜진만 안정되면 후반기 싸움을 충분히 해볼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지난달 28일 첫 등판인 LG 트윈스전에서 정대현이 완벽한 투구를 하자 팀 분위기 전체가 살아나는 듯 했다. 하지만 마무리 이성민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팀에서 낙마하고, 정대현까지 충격적으로 무너졌다. 1이닝 2방의 홈런을 맞았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정대현이라지만 그 충격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

롯데는 이날 패배로 6위 한화와의 승차가 5경기로 벌어지고 말았다. 산술적으로 5강 진입에 대한 희망이 아예 사라진 건 아니지만, 이런 분위기라면 상승세 반등 분위기를 만들기가 매우 힘들어 보인다.

이제 불펜에 더 투입될 새로운 선수도 없다. 결국, 지금 있는 선수들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 가장 현명한 건 급할수록 돌아가는 방법이다. 한 경기를 잡아내기 위해, 누가 봐도 승리에 집착하는 불펜 운용을 지양해야 한다. 어느정도 계산이 된 투수 투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한화전 정대현이 동점 스리런을 맞은 것 까지는 어쩔 수 없다고 치자. 믿었던 홍성민이 찬스를 내줄 줄 몰랐고, 그 위기 상황이라면 정대현을 투입하는게 맞았다. 이 계산이 엇나갔다면 한 번 더 쉬어가는 투수 운용이 좋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가장 믿을만한 불펜인 정대현을 고집한게 화근이 됐다.

문제는 올시즌이 아니라 내년이다. 지금 멤버 그대로 불펜을 운용해야 한다면, 여기서 갑자기 더 나은 투수 운용을 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 힘들다. 이종운 감독이 후반기 시작 말한대로 차라리 구승민, 김원중 등 젊은 투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게 더욱 현명할 수도 있다. 시즌 초반 잘해주던 좌완 심규범도 있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라고 무조건 점수를 준다고 생각하면 절대 이 선수들을 낼 수 없다. 그렇게 되면 똑같은 상황만 계속 반복되고 말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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