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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6·15 극약처방', 실패로 귀결되나

김준석 기자

기사입력 2015-08-04 09:36


히메네스

지난 6월 15일 LG는 과감한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첫째, 외국인 타자 한나한을 웨이버 공시하고 히메네스를 영입했습니다. 둘째, 코칭스태프 개편을 단행했습니다. 9위로 처져 있는 팀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극약처방이었습니다.

0.327의 타율 4홈런 22타점으로 호조를 보이던 한나한의 웨이버 공시는 당초 의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하지만 허리 부상에 시달렸던 그가 더 이상 출전이 어려운 상황에서 내려진 결정이었습니다. 그는 종아리 부상으로 전지훈련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1군 경기도 5월 초에나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한나한은 기대를 모았던 3루수 수비에 전혀 나서지 못했고 정상적인 주루 플레이도 불가능했습니다.

대체 외국인 선수 히메네스는 빠른 적응을 보였습니다. 6월 17일 잠실 KIA전에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그는 이날부터 1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6월 기록은 43타수 13안타 0.302의 타율로 좋았습니다. 하지만 볼에 방망이가 나가는 지나치게 적극적인 히메네스의 타격 성향을 상대 배터리는 유인구로 파고들었습니다. 히메네스는 7월 한 달 간 73타수 14안타 0.192의 타율로 곤두박질쳤습니다. 8월 2경기에서는 8타수 1안타 0.125의 타율에 그쳤습니다. 급기야 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었습니다. 히메네스의 부진은 일시적인 컨디션 난조로 보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부터 볼넷과 삼진의 비율이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3개의 볼넷을 얻을 동안 47개의 삼진을 당했습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134개의 볼넷의 얻을 동안 405개의 삼진을 기록했습니다.

유인구를 많이 활용하는 KBO리그의 특성상 볼넷과 삼진의 비율이 상당히 좋지 않은 히메네스는 성공하기 어려운 유형에 가까웠습니다. 7월 이후 히메네스는 방망이에 공을 맞히느냐 여부 이전에 쳐야 할 공과 치지 말아야 할 공을 골라내는 기본 능력이 결여된 모습이었습니다. 그는 KBO리그에서 4개의 볼넷을 얻을 동안 30개의 삼진을 당했고 출루율은 0.254에 불과했습니다.

히메네스 영입과 같은 날에 단행된 코칭스태프 개편을 통해 8명의 코치가 보직을 이동했습니다. 핵심은 타격 코치의 교체였습니다. 노찬엽 1군 타격 코치가 육성군으로 이동하고 서용빈 육성군 타격 코치가 1군으로 승격되었습니다. 극도로 부진한 팀 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하지만 노찬엽 타격 코치가 맡았을 때 0.258에 그쳤던 팀 타율은 서용빈 타격 코치의 1군 부임 후 0.260으로 미미한 상승을 보였을 뿐입니다. 최근 LG는 선발 투수가 선취점을 내주면 타선이 역전하지 못하고 그대로 패하는 경기 양상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LG의 1군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이들의 '회전문 인사'가 야기한 사필귀정이라 지적하고 있습니다.

LG의 '6·15 극약처방'은 한 달하고도 보름이 대략 지난 현재 실패로 귀결되고 있습니다. 시즌 중 극약처방의 주효 여부를 떠나 시즌 전 판짜기에 근본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성찰이 필요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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