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사라진 LG 미래 임지섭, 볼넷과 전쟁중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5-07-27 08:44


2015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LG트윈스의 경기가 20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선발투수 임지섭이 넥센 1회말 무사 만루에서 박병호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고 있다.
목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5.20/

좌완 선발 임지섭(20)은 LG 트윈스의 미래라고 했다. 그는 지난 2014년 신인 1차 지명으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1승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

2015시즌의 시작도 1군에서 했다. 시즌 두번째 등판이었던 4월 4일 삼성전에서 7이닝 무안타 9탈삼진으로 첫 승리투수가 됐다. 이후 두산전(4월 10일, 6이닝 2실점) KIA전(4월 16일, 5⅓이닝 4실점)까지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경기를 잘 풀어갔다. 선발 로테이션에 연착륙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임지섭은 볼넷과의 싸움에서 졌다. 제구가 흔들리면서 5회를 넘기지 못하는 경기가 속출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5월초 임지섭을 한 차례 2군으로 내렸다. 그리고 5월 20일 1군 콜업, 바로 넥센전에 투입했다. 임지섭은 넥센 강타선을 상대로 1⅓이닝 동안 6볼넷 4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게 임지섭의 1군 마지막 모습이었다.

현재 그는 LG의 클럽하우스 격인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생활하고 있다. 1군 재진입을 위해 조정에 들어갔다. 류택현 전담 코치가 임지섭의 옆에 달라붙어 있다.

류택현 코치를 통해 임지섭의 지난 2개월을 들어봤다. 조정의 과정은 복잡하지 않다. 임지섭의 문제는 이미 확인된 것 처럼 제구다. 구속이나 구위는 1군에서 통한다 게 확인됐다.

류택현 코치는 "임지섭 뿐 아니라 대부분의 투수들이 나이가 들면 제구는 좋아진다. 그걸 하루, 1년이라도 앞당기는 게 임지섭의 목표이다"고 말했다.

류 코치는 고장난 라디오 처럼 임지섭 옆에서 조언을 반복하고 있다. 임지섭의 제구가 일정치 않은 건 투구폼에서 미세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던지는 왼팔이 뒤에서 넘어와 최대한 앞쪽에서 일정하게 찍어서 뿌리는 게 정석이다. 그런데 임지섭의 투구폼은 초반에 너무 힘을 쓰려고 하다보니 팔이 넘어오는 과정에 매끄럽지 않다. 또 릴리스포인트가 앞쪽에 고르게 형성되지 않고 있다. 이걸 바로 잡기 위해 섀도 피칭, 짧은 거리 피칭 등을 반복하고 있다. 이미 임지섭도 이론적으로는 머릿속에 류택현 코치의 말이 박혀 있다. 불펜에선 곧잘 던진다. 하지만 실
2015 KBO리그 LG트윈스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가 3일 서울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선발 임지섭이 넥센타선을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5.03/

2015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LG트윈스의 경기가 20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선발투수 임지섭이 넥센 타선을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목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5.20/
전 마운드에 올라가면 이닝별로 제구가 왔다갔다 한다.

임지섭의 올해 퓨처스리그 경기 내용을 보면 여전히 볼넷이 너무 많다. 7월 두 차례 경찰야구단과의 퓨처스 경기에서도 총 13볼넷을 기록했다. 임지섭은 지금도 마운드에서 스스로를 궁지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볼넷은 경기의 일부분이다. 그런데 볼넷이 임지섭 전체를 삼겨버리고 있다. 류택현 코치는 "임지섭이 아직도 볼넷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볼넷을 내주면 바로 나쁜 결과부터 먼저 생각하고 그러다보니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한국 야구사에는 임지섭 처럼 빼어난 구위를 갖고 특급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았던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그들 중 다수가 제구에 끝까지 발목이 잡혀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졌다. LG는 임지섭이 그런 전철을 가지 않게 하기 위해 특별 관리 중이다.

양상문 LG 감독은 "임지섭을 9월 엔트리 확대 때 1군에 올릴 지 고민하고 있다. 좀더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자신이 LG 사령탑으로 있을 동안 임지섭을 제대로 된 선발 투수로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