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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주중 3연전 1차전이 21일 대구구장에서 열렸다. 6회초 1사 만루 KIA 이범호가 2타점 역전타를 친 후 박수를 치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7.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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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의 주장 이범호(34)는 올시즌 마음고생이 심하다. 팀의 리더이면서 중심타자인데 생각처럼 야구가 풀리지 않는다. 전반기 내내 타율이 2할대 초중반을 맴돌았다. 경기가 끝난 뒤 특타도 해봤지만 시원하게 터지지 않았다. 지난 겨울 누구보다 열심히 몸을 만들며 시즌을 준비했던 이범호다. 타격침체가 이어지면서 부담감이 쌓여서 그런지 잊을만하면 3루 수비 실책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말 부임한 김기태 감독은 '주장 이범호'를 재신임했다. 코칭스태프가 힘을 듬뿍 실어주는데 팀 기여도가 예전만 못하니 가슴이 답답하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이범호는 올시즌을 채우면 두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2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 후반기 첫 경기에 5번-3루수로 선발 출전한 이범호는 1회말 뼈아픈 수비 실책을 저질렀다. 삼성 1번 타자 구자욱이 때린 땅볼을 잡아 1루로 던졌는데 악송구가 됐다. 공이 1루수 뒤로 흐르면서 구자욱은 2루까지 내달렸고, 이어진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후반기 첫 경기에서 상대팀 첫 타자를 실책으로 내보냈고, 실점으로 이어졌다. 마음에 커다란 돌덩이를 얹어놓은 듯 답답했을 것이다.
그런데 동료들이 수비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만들어 줬다. 0-1로 뒤진 6회초 KIA 공격. 1사 만루에서 좌전 적시타를 때려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범호의 이 한방으로 KIA는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후반기 첫 경기 상대가 1위팀 삼성이었고, 상대 투수가 윤성환이었기에 더 특별했던 적시타였다.
이범호는 "후반기 첫 경기에서 1회 첫 타자를 상대로 실책을 해 마음이 무거웠다. 다행히 동료 타자들이 찬스를 만들어줬다. 어떻게든 득점으로 연결하고 싶었다"고 했다.
대다수 타자가 피하고 싶어하는 상황, 부담스러워하는 만루 기회다. 안타 하나면 경기 흐름을 바꿀 수도 있지만, 최악의 상황이 연출될 때가 많다. 그런데 이범호는 만루에서 유독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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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5 프로야구 경기가 10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7회초 무사 만루 KIA 이범호가 좌월 만루포를 친 후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5.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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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삼성전을 포함해 올시즌 만루에서 7타석 6타수 3안타 11타점. 3안타 중 2개가 홈런이다. 지난 4월 4일 kt 위즈전에서 만루포를 가동했고, 지난 5월 10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만루 홈런을 때려 역전승을 이끌었다. 통산 12개의 만루 홈런을 때려 심정수와 공동 1위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5년 간 만루에서 34타수 12안타, 타율 3할5푼3리를 기록했다. 이 기간에 홈런 5개, 2루타 2개를 치면서 49타점을 쏟아냈다. '만루의 사나이'라는 별명이 어색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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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루에서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정신력이 강하다는 뜻이다. 사실 의지만으로는 만들어내기 힘든 결과다. 자신감이 또다른 자신감을 심어줬다. 이범호는 "만루 기회가 오면 좋은 기억이 많아서 그런지 더 편하다"고 말한다. 만루 찬스가 오면 이범호를 떠올리는 KIA팬들이 많을 것 같다.
현재 KIA 타선에서 김주찬과 외국인 타자 브렛 필 정도만 주축 타자 역할을 꾸준히 해주고 있다. 후반기 이범호가 해줘야할 일이 많다. 대구=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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