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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의 세번째 8연승, 공격적 투구 살아났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5-06-14 11:21


SK 김광현은 13일 롯데전까지 8연승을 달리며 다승왕 행보에 박차를 가했다. 김광현은 지난 7일 LG전서 완봉승을 거둘 때처럼 공격적인 투구로 타자들을 압도하며 이닝을 끌어갔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넥센 히어로즈 외국인 투수 밴헤켄은 지난해 20승을 올리는 과정에서 14경기 연속 선발승 행진을 한 바 있다. 5월 27일 SK전부터 8월 13일 롯데전까지 14경기에서 연속으로 선발승을 거두며 이 부문 최다기록을 세웠다. 아무래도 다승왕에 오르려면 이처럼 연속으로 승리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

올해 다승왕 싸움은 지난해와 다른 양상이다. 여러 후보들이 경쟁에 참가하고 있다. 13일 현재 삼성 피가로가 9승으로 선두, SK 김광현과 두산 유희관이 8승으로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이 가운데 김광현의 행보가 흥미를 끈다. 김광현은 이날 인천서 열린 롯데전에서 6⅔이닝 동안 6안타 4실점(3자책점)으로 팀의 5대4 승리를 이끌며 시즌 8승째를 따냈다. 8연승 행진이다. 지난 4월 7일 kt전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이후 이날 롯데전까지 패전없이 8승을 챙겼다. 그 사이 승패없이 물러난 경기는 4게임. 그 가운데 5실점 이상의 부진을 보이고도 타선의 도움을 받아 패전을 면한 경기는 3번이나 됐다. 기복이 있기는 했지만 그만큼 운도 따랐다.

김광현이 8연승을 달린 것은 생애 3번째다. 지난 2008년 8월 28일 두산전부터 2009년 6월 2일 롯데전까지 13연승, 2010년 5월 30일 롯데전부터 7월 13일 한화전까지 8연승을 각각 기록한 적이 있다. 2008년과 2010년은 각각 시즌 16승, 17승을 따내며 최고의 투수로 군림하던 해였다.

올해 김광현이 이같은 전성기를 재현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일 잠실 LG전에서 9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5년만에 완봉승을 올린 김광현은 6일 후 등판에서도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특히 볼넷을 단 1개도 내주지 않았다. 완봉승을 따낼 때도 볼넷은 1개 밖에 없었다. 그만큼 최근 공격적인 투구와 안정적인 제구력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의미다. 김광현에게 늘 단점으로 지적됐던 어이없는 로케이션, 볼넷 남발이 사라진 모습이다. 완급조절을 하면서도 결정구를 던질 때는 전력 피칭을 하고 있다.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니 투구수도 줄이고 상대 타자들의 템포도 빼앗아올 수 있다.

경기 후 김광현도 "사구가 있었지만 볼넷이 없었고, 스트라이크 비율도 높았다. 컨트롤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조금씩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올시즌 김광현의 구위는 2010년 이후 최고라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직구 구속은 꾸준히 150㎞ 안팎을 유지하고, 슬라이더의 위력도 여전하다. 지난 겨울 연마했던 체인지업은 실전용이라기보다 보여주는 구종. 대신 포크볼을 적절히 섞어 던지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고 있다. 피안타율이 2할3푼으로 규정투구이닝을 넘긴 22명 가운데 KIA 양현종(0.218)에 이어 2위다.

정답은 역시 공격적인 투구. LG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둘 때도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70%가 넘었다. 직구로 카운트를 잡고,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하는 '패턴'이 여름이 다가올수록 더욱 위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김광현은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자신의 한 시즌 최다인 17승을 넘어 데뷔 첫 20승도 올릴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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