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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째 9위 LG, '기적'을 기다리지 말고 만들 때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5-06-10 09:08


양상문 LG 감독은 두산전 패배 후 "할말이 없다"고 했다. LG 야수들은 불안한 수비로 '유리 멘탈' 선발 루카스를 도와주지 못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LG 트윈스가 9위에 랭크된 지 이미 한 달이 지났다. 제 10구단 kt 위즈가 10위임을 감안하면 LG가 사실상 밑바닥에서 한 달째 시간을 보낸 셈이다.

5월 내내 8승으로 끔찍한 시간을 보낸 LG는 6월 출발이 산뜻했다. 적지에서 선두권의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첫 스윕(3연승), 자신감을 찾고 상경했다. 지난 주말엔 흔들리는 SK 와이번스를 맞아 1승 후 2연패했다. 그리고 다시 주중 잠실 라이벌 두산과의 3연전 중 첫 경기(9일)를 2대5로 내줬다. 결과적으로 6월 7경기에서 4연승 후 3연패했다. 승률 5할을 향해 치고 올라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듯 했다가 다시 주저앉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LG가 지금의 멤버와 분위기로 지난해 같은 기적을 낳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LG는 현재 이병규(등번호 9번) 이진영(이상 햄스트링) 손주인(손등) 최경철(팔꿈치) 등 베테랑 야수들이 부상으로 대거 1군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 빈자리를 김용의 황목치승 유강남 양석환 등이 대신하고 있지만 꾸준함이 부족하다. 루키 3루수 양석환 정도만 경쟁력이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험이 부족한 이들에게 너무 많은 걸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수라고 말한다.

6월 첫 4연승 때는 투타 밸런스가 잘 맞았다. 선발 투수 우규민 루카스 류제국 소사가 4일 연속 호투했고, 타선에선 신구조화가 돋보였다.

3연패 때는정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 6일 SK전(5대8) 때는 다잡았던 경기를 베테랑 정성훈의 어이없는 주루 플레이와 박용택의 뼈아픈 병살타 그리고 마무리 봉중근의 피홈런(3점)으로 내주고 말았다. 7일 SK전(0대3)에선 상대 에이스 김광현의 호투에 꽁꽁 묶인 채 영봉패 당했다. 그리고 9일 두산전(2대5)에선 수비 실수, 타선의 집중력 부재 그리고 선발 투수 조기 붕괴 등 나오지 말아야 할 것들이 종합선물세트 처럼 쏟아졌다. 양상문 LG 감독은 두산전 패배 후 "할말이 없다"고 했다. LG 야수들은 불안한 수비로 '유리 멘탈' 선발 루카스를 도와주지 못했다. 루카스는 투구수가 많아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LG 젊은 타자들은 두산 선발 유희관의 영리한 두뇌 피칭에 말려 무사 만루 찬스에서 방망이를 헛돌리기 일쑤였다.

그럼 LG는 2015시즌에 이대로 희망이 없는 걸까. 아직 80경기 이상 남았다. 본격적인 순위 싸움은 올스타전 휴식기(7월 17일~20일)이 끝나고부터다. LG는 올스타전 전까지 승률 5할에 근접해 있어야 막판 순위 싸움이 가능하다.


서울 라이벌 두산과 LG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가 9일 잠실 야구장에서 펼쳐 졌다. LG 2루수 황목치승(오른쪽), 우익수 김용의(왼쪽)가 1회 두산 김현수의 평범한 플라이 타구를 놓친 후 아쉬워 하고 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5.06.09/
LG는 지난 2014시즌 5할 승률에 16승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포기없이 치고 올라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한 후 플레이오프까지 올랐다.


LG는 지금 보다 더 힘들었던 2014시즌의 난관을 극복했다. 양상문 감독은 지난해 시즌 초반 5월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았고 모두가 기적이라고 평가한 시즌을 이끌었다.

그렇지만 올해는 작년과 주변 상황이 좀 다르다. 기본 전력이 약한 kt가 상위권팀들에게 '승수 자판기' 역할을 하면 LG가 승수 차이를 줄이기가 어렵다. kt가 발목을 잡아주어야만 LG의 추격이 용이해진다. 잡아야할 팀들이 사정권을 벗어나지 못한다.

또 하나는 9구단 시스템에서 있었던 간헐적인 주중 휴식이 없어졌다는 점이다. 유독 많은 베테랑들이 주축을 이루는 LG로선 체력 회복의 시간적 여유가 준 셈이다.

LG는 '반쪽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외국인 선수(루카스 한나한), 해결사 부재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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